[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대한주택보증이 올 상반기 야심차게 내놓은 '리모델링자금보증' 상품이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이 수직증축의 덧에 걸려 지지부진한 탓으로 풀이된다.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출시한 네 가지 신상품 가운데 '리모델링자금보증' 상품만 유일하게 단 한 건의 실적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비해 수익형부동산 열풍을 타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오피스텔 전세자금을 보증하는 '국민주택기금전세자금대출보증' 상품은 출시 이후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모델링자금보증' 상품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조합(조합원)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이주비, 부담금, 사업비)을 조달할 때 이용하는 상품이다. 리모델링 사업장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실적이 쌓이는 상품이다.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은 최근 몇 년 간 주택법 개정 등 논란 속에 이렇다 할 정책대안이 나오지 못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정부의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이미 수직증축에 대해 불가입장을 정해놓은 상태다. 이에 국회와 관련업계 등의 의견 대립이 심화되면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리모델링자금보증' 상품의 실적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조합 관계자들의 관심은 높다. 서울의 한 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 관계자는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데 많은 자금이 들기 때문에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 같은 경우는 은행에서 대출도 꺼린다고 들었다"면서 "이런 상품을 이용하면 싼 금리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하면 조합차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주보가 올 초 출시한 '국민주택기금전세자금대출보증' 상품은 올 상반기 오피스텔 열풍을 타고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전용 85㎡ 이하 오피스텔의 전세자금에 대한 보증을 서는 만큼 금액이 크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총 142억원의 실적은 평가할 만 하다는 의견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집계한 전국 오피스텔 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지난 2009년 1616실, 2010년 3758실, 2011년 1만4262, 2012년 현재 1만9249실이 분양했을 정도로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아파트 전세 물량이 부족한 현실에서 오피스텔 전세 자금에 대한 보증을 통해 아파트에 쏠려있던 전세 수요를 분산시키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출시된 상품인 만큼 그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오피스텔은 전용면적이 작은 단점은 있지만 환경이 깨끗하고 도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신혼부부 등 전세 세입자에게는 매력적이다"면서 "실제로 아파트에 집중돼 있던 전세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주보 관계자는 "대한주택보증은 신용공여를 통해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 지원 기관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은 달리 나타난다"면서 "시장 상황에 맞는 신상품 출시를 통해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주보는 올 상반기 국민주택기금전세자금대출보증, 주택구입자금보증,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리모델링자금보증 등 4개의 신상품을 출시했다. 올 하반기에는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한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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