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졸 차별 대출금리로 17억 더 벌었는데
- 안 주자니 이미지 깎이고..주자니 나쁜 선례 부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대출자의 학력 수준에 따라 대출금리를 차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던 신한은행이 또 한 번 고심에 빠졌다.
학력 수준에 따라 더 걷었던 이자수익을 고객에게 되돌려 주는 문제를 두고 내부적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 관련부서와 임원들은 학력에 따라 추가로 더 받은 이자를 되돌려 주는 문제를 놓고 논의했다.
신한은행이 학력 차별로 더 걷은 이자 수익금은 모두 17억원에 달한다.
감사원이 발표한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발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1만4138명에게 대출을 거부했고, 같은 기간에 7만3796명에게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이자를 더 걷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이하 대출자에는 13점을 준 반면, 석ㆍ박사 학위자에는 54점을 주는 식으로 신용평점을 달리 매겨 대출 승인 여부와 대출금리에 영향을 준 것.
지난 2ㆍ4분기에만 3900억 가량의 순이익을 올린 신한은행이 17억원을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것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선례를 남길 경우 신한은행은 향후 혹시나 비슷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대출이자를 돌려줘야 할 수 있다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은행 개별 기준에 따라 상품금리를 결정했는데, 언제든 번복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환불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부 임직원들은 대고객 이미지 등을 위해서 이자를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최근 선포한 사회책임경영 등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본점에서 열린 전국부서장회의에서 최근 신용평가 학력 차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사회책임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을 다짐한 바 있다.
7일부터 신한은행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금리상한도 각각 17%와 15%에서 14%, 12%로 3%포인트씩 인하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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