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극심한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보험 계약마저 해지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5대 손해보험사의 지난 5월 저축성과 보장성 등 장기보험 해지액은 8조4208억원(보험가입기준)으로 전년동월의 7조2055억원 보다 무려 1조2152억원이나 늘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000억원, 현대해상 3400억원, LIG손해보험 3300억원, 메리츠화재 380억원 등이다.
한화손해보험 등 나머지 10여개 중소형 손보사까지 합치면 이 기간에 장기 보험 해지가 2조원 가량 증가했다.
보험 해지는 최근 경제난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금 상환 압박이 심해지고 주식 가격 폭락에다 가계수입마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보험계약을 해지하면 원금 회수는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저축성보험은 일반적으로 가입후 3개월 이내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없다. 1년 만에 해지하면 원금의 66%, 3년이면 94%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다. 5년이 지나야 원금보다 2.8%, 10년이 지나면 20% 정도 더 받게 된다. 납부보험료에서 보험설계사 수수료와 유지비 등이 가입 초기 한꺼번에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지를 하려면 가입후 최소한 1년이 지난 다음에 하는 게 그나마 유리하다.
해지 뿐 아니라 신계약이 급감하는 점도 우려된다. 5대 손보사의 지난 5월 신계약액은 25조77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조2187억원 줄었다. 나머지 손보사까지 합치면 3조원 넘게 감소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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