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3종 세트' 자격증 응시생 느는데..채용여부 미정 수두룩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김소연 기자]'펀드투자상담사 및 한자 자격증 취득. 토익 점수 900점' 금융투자업계 취업을 원하는 A씨의 스펙이다. 하지만 A씨는 이정도로는 금융권 문턱도 닿기 어렵다고 생각해 최근 증권사 다니는 선배들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
금융권 취업준비생들이 증가한 반면, 증권사들은 신규채용을 줄이면서 취업관문 통과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맘때면 채용계획을 발표했지만 올해는 공채 여부조차 정하지 못한 곳이 태반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수로 통하는 '금융권 취업 3종 세트'(증권투자상담사ㆍ펀드투자상담사ㆍ파생상품투자상담사) 응시자가 증가세다. 올 들어 실시된 해당 자격증 시험에는 올해 총 7만9973명이 응시해 전년 동기보다 8040명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유럽발 악재에 증권사 취업문은 좁아졌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체 이익의 40%를 차지하는 증권사들이 거래대금 급감으로 기존 점포와 인력까지 줄이는 마당에 신규 채용에 적극 뛰어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사 자기자본규모 1위인 대우증권은 지난해 98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인원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인턴도 줄여 지난해 117명에서 올해는 70명에 그쳤다.
삼성그룹 계열 삼성증권은 지난해 14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채용시즌 9월을 코앞에 두고도 채용계획이 미정이다. 매년 10월경 공채를 실시했던 현대그룹 계열 현대증권도 지난해 23명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채용 인원이 미정인 상태다.
불황 장세 속 적극 지점을 축소한 미래에셋증권과 동양증권도 올해 채용 여부가 불투명하긴 마찬가지. 이들은 작년 각각 60명, 97명을 신규 채용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40명을 채용했으나 올해 상반기는 25명을 뽑아 30% 축소했고 9월 실시할 하반기 공채도 인원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 한화ㆍ대신ㆍ동부증권 등 다수 증권사가 하반기 채용을 결정하지 못했거나 지난해보다 인원을 줄일 계획이다.
다만, 공채가 축소된 상황에서도 영업경력직 채용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뛰어다니며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요즘 영업직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강남과 분당 등 전략지점에서 영업전문직을 채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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