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독일 집권 기독민주당의 미하엘 푹스 부총재가 그리스가 긴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하면 그리스 지원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푹스 부총재는 독일 경제 일간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로이카로부터 얻은 결론이 만족스럽지 못 하다면 독일은 거부권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로이카는 이달 초 그리스 현지 방문을 통해 긴축 이행 여부를 점검했으며 한 차례 더 그리스 현지 방문을 실시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유로존은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집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리스가 긴축 목표를 이행하지 못 하면서 이미 지급됐어야 할 차기 구제금융 자금 315억유로 집행이 현재 보류된 상태다. 유로존은 다음달 중순까지 차기 구제금융 자금 집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푹스 부총재는 "자신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도 좋다"며 "컵에 물이 반 밖에 차있지 않다면 새로운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에 충분치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로이카 보고서가 공개된 후 다른 유로존 국가들이 추가 자금 집행을 요구하더라도 독일 입장에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 했다고 결론 내린다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로존에서 하나의 국가를 퇴출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리스가 개혁 조치를 완벽하게 이행할 수 없을 때 그리스 정부에 무엇이 필요한지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의 인내심은 참을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푹스는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에 추가적으로 긴급대출을 해 주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ECB는 그리스 중앙은행의 부채 발행 한도를 상향조정해준 바 있다. 이는 차기 구제금융 자금 집행이 지연되는 가운데 오는 20일 만기가 도래하는 31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채권 상환을 도와주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푹스는 이에 대해 ECB가 암암리에 돈을 찍어내는 기구가 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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