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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그리스·스페인 최저임금 삭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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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공짜는 없다"..유럽 국가들에 기득권 포기+추가 개혁 요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국가들에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며 유럽 국가들이 대규모 임금 삭감 등 더 많은 개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국채 매입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ECB가 유럽을 구제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ECB가 도움을 받는 국가들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9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ECB는 월간 보고서에서 스페인을 비롯해 구제금융을 신청한 5개 국가에 상당한 정책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 많은 긴축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ECB는 기존 특권 기업이나 기득권을 가진 계층의 로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강력하고 대범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CB는 이들 국가들에 노동비용 감축, 생산성 향상, 기업 투자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춘 개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업률이 높은 그리스나 스페인과 같은 국가들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노동비용 대폭 삭감이 시급하다고 ECB는 주장했다. 이들 국가들에는 최저 임금제 삭감, 일자리 보호 규정 완화 등이 필요하며 임금 상승률을 물가와 연동하는 방침도 포기해야 한다고 ECB는 밝혔다.

ECB는 구제금융을 신청한 5개 국가가 재정을 조절하기 위한 조치를 시작했지만 좀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커다란 노력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혁 조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ECB는 특히 그리스와 스페인에 대해서는 대폭적인 임금 삭감을 기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승인된 스페인의 노동시장 개혁안은 많은 진전이 이뤄진 포괄적 조치였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ECB는 스페인의 노동시장 개혁안이 몇 년 전에 통과됐다면 일자리를 지키는데 매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또 유럽 일부 업종에서는 이익률이 과도하게 높다며 특히 서비스 부문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몇몇 위기 국가들은 일부 전문 직종에 대한 규제를 풀어 일자리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5개 국가의 경상수지 상태가 2008년보다는 양호하지만 그리스의 경우 2013년에도 대규모 경상적자가 지속되고 포르투갈과 사이프러스의 경상적자도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도 내년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기업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서는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탈리아 소비자협회는 "기업들이 파산한다면 은행들이 대출을 거부하면서 기업들의 목을 죄고 있기 때문"이라고 불평을 터뜨렸다. 이탈리아 농업협회는 농업 분야 60% 기업들이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위기에 처했다며 농업 분야 기업들은 다른 업종 기업들에 비해 30%나 높은 금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의 추가 임금 삭감 요구는 유로존 국가들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 자유국민당의 안젤리노 알파노 사무총장은 "이탈리아인들이 더 많은 희생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며 "자유국민당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며 ECB가 방침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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