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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한순철, 결승서 세 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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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설욕·韓 복싱 회생 모두 이룰 절호의 기회 잡아

[올림픽]한순철, 결승서 세 마리 토끼 잡는다 한순철[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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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순철이 침체된 한국 복싱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16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진출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순철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복싱 라이트급(60㎏) 준결승에서 에발다스 페트로우스카스(리투아니아)를 18-13으로 꺾고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승배 복싱대표팀 감독이 1996 애틀랜타대회 라이트헤비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16년 만에 결승 링에 오르며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결승에서 맞붙는 상대는 우크라이나의 바실 로마첸코. 앞선 스니에르 톨레도 로페즈(쿠바)와의 준결승을 14-11 승리로 장식했다.


영리한 아웃복싱으로 이뤄낸 값진 승리였다. 한순철은 초반 타격을 슬립으로 젖힌 뒤 바로 급소를 향해 내뻗는 상대의 크로스카운터에 적잖게 고전했지만 이내 적절한 방어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중반부터는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활용한 받아치기로 페트로우스카스의 공격을 사전 차단, 차곡차곡 점수를 축적했다. 그 덕에 1라운드는 5-4로 앞선 채 매듭지어졌다.

2라운드에서도 페트로우스카스의 인파이팅은 통하지 않았다. 한순철은 치열한 공방에서 가드를 내려 몇 차례 정타를 내줬지만, 끝까지 상대와의 간격을 유지해 흐름을 되돌려놓았다. 막판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점수를 대거 획득하며 6-5로 라운드를 가져왔다.


[올림픽]한순철, 결승서 세 마리 토끼 잡는다 한순철[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3라운드, 한순철을 승부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상대의 빈틈을 꾸준히 공략하며 경기를 공격적으로 이끌었다. 주먹을 크게 휘두르며 추격을 노린 페트로우스카스의 시도는 대부분 무위에 그쳤다. 적절한 잽과 빠른 몸놀림을 선보인 한순철의 노련함에 라운드는 7-4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한순철의 결승 진출로 한국은 1988 서울올림픽 김광선과 박시헌 이후 24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최근 시달린 복싱 암흑기를 걷어낼 절호의 기회도 맞았다. 한국 복싱은 1948 런던올림픽 한수안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한때 메달밭으로 불렸지만,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명맥이 뚝 끊겼다.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은 선수도 신종훈과 한순철 둘뿐이다. 라이트플라이급(49㎏) 세계랭킹 1위의 신종훈은 16강에서 알렉산다르 알렉산드로프(불가리아)에게 14-15로 판정패했다.


경기 전 “종훈이의 몫까지 뛰어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 반드시 복싱의 부활을 알리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진 한순철. 결승에서 맞붙는 상대는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 로마첸코다. 2007 세계선수권대회 페더급(57㎏) 준우승을 시작으로 그간 2008 베이징올림픽 페더급 금메달, 2009 세계선수권 페더급 우승 등의 화려한 발자취를 남겼다. 아버지 아나톨리 로마첸코의 지도 속에 최근 체급을 한 단계 올렸지만 24살의 전성기에 빠른 발놀림과 펀치를 구사해 대회 전부터 우승후보 1순위로 손꼽혔다.


[올림픽]한순철, 결승서 세 마리 토끼 잡는다 바실 로마첸코[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한순철과의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 지난해 열린 마카마자이 국제대회 8강전에서 2라운드 만에 승리를 따내는 등 1패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4강전에서도 ‘복병’ 로페즈를 14-11로 가볍게 꺾으며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순철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로페즈에게 10-15로 판정패한 바 있다.


하지만 한순철에게는 과거일 뿐이다. 설욕과 동시에 한국 복싱의 부흥을 자신한다. 경기 뒤 그는 “로마첸코를 두 차례 상대해 잘 알고 있다. 그동안의 패배를 반드시 갚겠다”며 “꼭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 반드시 복싱의 부활을 알리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목숨을 걸고 링에서 싸우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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