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닮은 꼴 행보를 펼치는 태극 낭자들의 '금빛 도전'이 막을 연다.
'AGAIN 1976'을 꿈꾸는 여자 배구대표팀과 '제 2의 우생순' 신화에 도전하는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사상 첫 동반 결승 진출에 한 고비씩을 남겨두고 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은 9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미국을 상대로 2012 런던올림픽 여자 배구 4강전을 치른다. 1976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린다.
걸어온 과정은 말 그대로 파죽지세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15위인 한국은 강호들을 연파하며 새 역사를 써내려갔다. 역대전적 7전 전패를 안긴 세르비아(7위)를 물리쳤고 디펜딩챔피언 브라질(2위)마저 꺾으며 13연패 사슬을 끊었다. 8강에서는 이탈리아(4위)마저 제압하며 2004 아테네올림픽 예선전 이후 8년 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따냈다.
결승문턱에서 만난 미국(1위)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에 1-3의 패배를 안긴 세계최강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의 아쉬움을 털고 사상 첫 우승을 목표로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5전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한 뒤 8강 상대인 도미니카공화국(11위)마저 3-0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6경기 동안 한국, 브라질에 단 두 세트만 내줄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득점부문 3위(123점)인 주포 데스티니 후커와 탄탄한 블로킹을 자랑하는 폴루케 아킨라데우가 경계대상이다.
한국은 득점 선두(165점) 김연경과 세터 이숙자, 김사니의 콤비플레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형실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후보지만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는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10일 오전 1시 준결승에서 디펜딩챔피언이자 지난해 브라질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인 노르웨이와 맞붙는다. 현재까지 흐름은 순조롭다. 노르웨이(5위), 덴마크(6위), 프랑스(11위), 스페인(16위), 스웨덴(19위) 등 세계 강호들 틈에서 조 2위(3승1무1패)로 죽음의 조를 통과했다. 8강에서는 난적 러시아(2위)를 24-23으로 따돌리고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이후 8회 연속 4강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1988 서울올림픽 이후 역대 올림픽에서 노르웨이와 7차례 맞붙어 4승1무2패의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로는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특히 2008 베이징올림픽 4강에서는 석연찮은 '버저비터 골'로 결승행 티켓을 빼앗기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경계대상은 6경기에서 26골을 몰아친 린 크리스틴 코렌. 여기에 베테랑 카롤린 브레이방과 우리와의 조별예선에서 11골을 성공시킨 린 조럼 설렌드도 위협적이다. 러시아전에서 보여준 적극적인 압박수비와 유은희, 권한나, 조효비 등 '젊은 피'의 활약이 더해진다면 또 한 번의 승전보를 울릴 가능성이 높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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