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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아파트 감정가, 시세 하한가 훌쩍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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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개 물건 분석 결과.. 경매부쳐진 아파트 감정가가 11.2% 더 적어

경매 아파트 감정가, 시세 하한가 훌쩍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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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전국 법원경매에 나온 아파트 감정가가 시세 하한가보다 1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경기 악화에 따라 집값이 꾸준히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은 올해 전국 경매장에 나온 아파트 중 매매시세(KB국민은행 하한가 기준)가 측정된 물건 1만245개를 분석한 결과, 경매 감정가가 시세 하한가보다 11.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조사한 아파트의 시세 하한가 총액은 2조8440억원으로 감정가 총액(3조1622억원)보다 약 3182억원(11.2%) 더 적었다.

경매에 나온 아파트 감정가가 시세를 추월하기 시작한 것은 국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다. 아파트 값이 한창 오르던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감정가보다 시세가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시세 대비 감정가 비중은 ▲2005년 -27.3% ▲2006년 -21.6% ▲2007년 -16.4% 등으로 감정가가 시세보다 10~30% 낮았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5.1%로 그 격차가 대폭 줄더니 2009년 들어 처음으로 감정가가 시세 하한가를 넘어섰다. 이런 흐름은 2009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2009년 경매에 나온 아파트 감정가가 처음으로 시세보다 6.3% 높아졌고, 2010년 10.3%, 2011년 10.5%, 2012년 1~7월 11.2% 등으로 점차 더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아파트 시세가 꾸준히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감정가 산출시점과 매각기일 사이에 3~5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면서 그 사이 시세가 추가로 하락한 점도 한 요인이 됐다.


감정가가 높아지면서 최근 경매시장에서는 고가낙찰, 신건낙찰 건수가 대폭 줄었다. 지난 1~7월 경매에 나온 전국 아파트 물건 2만7926개 중 고가낙찰건수는 1700개, 신건낙찰건수는 1268개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고가낙찰건(6044개)과 신건낙찰건(4788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감정가가 시세 하한가를 추월하면서 유찰되는 물건은 점점 늘고 있다. 올해 1회라도 유찰된 경력이 있는 경매물건 수는 1만3796건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370건)의 보다 10.4% 증가했다.


유찰로 인해 경매 최저가가 2~30%씩 낮아지면서 낙찰가율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86.17%이던 경매 낙찰가율이 지난 6월 74.73%로 하락했다. 이에 경매 청구자들의 채권회수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어하는 김모(43)씨는 "유찰되기를 일부러 기다리는 것도 곤혹스럽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낙찰받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시세 대비 감정가가 높으면 유찰로 저감되더라도 시세와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에 실익이 적다"고 말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시세 대비 감정가가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낙찰가율은 떨어지고 신건·고가낙찰건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낙찰받을 계획이 있다면 시세 정보를 반드시 참고해 전략적으로 응찰해야 낙찰받고도 억울한 경우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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