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소통하는 예산을 위해 '정책 고객 간담회' 개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자녀를 보육시설에 보내고 있는 주부 신현정(37·여)씨는 어린이집의 '배짱영업'에 골치가 아프다. 정부의 보육료 지원확대 정책으로 어린이집을 찾는 주부들이 늘어나면서 어린이집이 전일제 이용자를 받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신현정씨는 "하루종일 아이를 맡기려는 나 같은 사람보다는 한, 두시간 맡기는 주부들을 선호한다"며 "하는 수 없이 보육시설 이곳저곳을 전전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견기업을 경영하는 이동왕씨는 열심히 일한 결과 소규모 회사를 최근 중견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는 정부의 정책지원도 한 몫 했다. 그러나 이 후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씨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기업 규모가 바뀌는 순간 정책지원이 단절돼 회사 경영이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정책대상자들의 이 같은 고민을 듣기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2일 '정책 고객 간담회'를 열어 정부가 만든 정책의 실질적인 대상자들을 만나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과 개선과제를 들었다.
간담회에는 소상공인, 중견기업인, 주부 등 '정책고객' 10명을 비롯해 관계부처 담당 공무원,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소상공인 자격으로 간담회에 참여한 이승일씨는 "정책자금을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이 복잡하다"며 "특히 소액 대출 절차는 간소화 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견기업인들은 한 목소리로 인력난 개선을 호소했다. 이지선 신성에너지 상무는 "모든 중소·중견기업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또 중견기업 확대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책지원 단절을 지적하며 기업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보육대상 수요예측 실패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주부들은 개선책으로 맞벌이 부부 우선지원, 영아에 대한 양육수당 지급 등을 건의했다.
이에 김인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 어린이집의 시설개선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모들이 시설보육과 가정양육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석준 예산실장은 "예산을 편성할 때마다 실제로 정책지원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여기서 나온 고민과 의견들은 그 어떤 이야기보다 중요하게 생각해 내년 예산안 편성 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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