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 이어 캐나다 관세청도 반덤핑 관세 부과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미국에 이어 캐나다 당국이 현대중공업과 효성의 변압기를 덤핑으로 판정하면서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관세청(CBSA)은 지난달 23일 현대중공업과 효성의 유압식 변압기에 대해 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업체별로 각각 16.9%와 17.4%의 반덤핑 잠정 관세율을 부과해 이후 수입되는 제품에 바로 적용하도록 했다.
향후 캐나다 국제무역재판소(CITT)의 조사를 거쳐 오는 10월22일 최종 판정이 내려지게 된다. 최종 판정에서도 덤핑으로 결론이 날 경우 5년간 관세가 부과되며 이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번 덤핑 판정은 발전설비 부문에서 미국 GE, 독일 지멘스와 함께 세계 3대 업체로 꼽히는 스위스 다국적 기업 ABB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ABB는 지난 3월 캐나다 CG파워시스템스와 함께 한국산 유압식 변압기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현대중공업과 효성 및 미국 현지법인인 효성중공업(HICO)아메리카를 캐나다 관세청에 제소했다.
앞서 ABB는 지난해 미국에서도 델타스타·펜실베이니아트랜스포머테크놀로지와 함께 현대중공업과 효성의 변압기를 덤핑 혐의로 제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미국 상무부는 현대중공업과 효성이 유압식 변압기를 덤핑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결론짓고 각각 14.95%와 29.04%의 반덤핑 관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이달 16일로 예정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회의에서 국내 업체의 덤핑 수출로 인한 미국 업체들의 피해 여부가 입증되면 실제 관세가 부과된다.
ABB와 CG파워시스템스는 최근 캐나다 변압기 수입이 크게 늘면서 가격 인하 및 판매 하락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한국 업체들이 11.2~100.6%의 덤핑률을 적용하는 등 특정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업체들은 ABB의 판매 부진은 높은 가격 때문이며 사후관리(애프터서비스)나 품질·제조기간 등에서 한국 제품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146만달러에 불과하던 한국산 변압기 수입은 지난해 4341만달러로 30배 가량 늘었다. 올 들어서도 지난 5월까지 1569만달러어치가 수입됐다.
한편 이번에 제소된 품목은 60MVA(메가볼트암페어) 이상 변압기로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이번 반덤핑 관세 부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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