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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김지연, 0점에서 올림픽 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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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김지연, 0점에서 올림픽 金까지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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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한국 여자 펜싱 사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여자 사브르의 김지연. 2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러시아의 소피아 베리카야(세계랭킹 2위)를 15-9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펜싱의 역사는 새롭게 장식됐다. 올림픽에서 남녀 통틀어 금메달을 획득한 건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영호가 남자 플뢰레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 여자 펜싱으로는 사상 첫 쾌거. 종전 최고 성적은 남현희가 2008 베이징올림픽 플뢰레에서 따낸 은메달이었다. 김지연은 남녀 펜싱을 통틀어 사브르에서 올림픽 메달을 처음 수확한 주역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성과였다. 부산 재송여자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펜싱 검을 잡은 김지연은 부산디자인고 입학과 동시에 플레뢰에서 사브르로 전향했다. 성적은 다소 부진했다. 2009년까지 세계랭킹 포인트를 하나도 얻지 못해 국제무대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듯했다. 긴 부진을 털어낸 건 기량 발전을 어느 정도 인정받고 나선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그랑프리. 동메달을 따내며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 사이 국제펜싱연맹(FIE) 여자 사브르 랭킹은 5위까지 뛰어올랐다.

첫 올림픽 무대에서 김지연은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을 앞세워 세계적인 강호들을 줄줄이 격파했다. 32강에서 멕시코의 우르술라 곤잘레스(세계랭킹 108위)를 15-3으로 손쉽게 물리친데 이어 16강에서 이탈리아의 조이아 마르조카(세계랭킹 12위)를 15-7로 완파했다. 8강에서 만난 그리스의 바실리키 부지우카(세계랭킹 4위)마저 15-12로 제압하며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김지연은 이어진 준결승에서 금빛 레이스의 최대 고비를 맞았다.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세계랭킹 1위, 마리엘 자구니스(미국)를 상대했다. 초반 점수를 대거 잃으며 그는 승기를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이어진 공격 패턴을 빠르게 파악, 공간을 좁혀 들어가며 15-13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자신감을 얻은 공격은 이후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김지연은 결승에서 만난 베리카야를 시종일관 압도, 감격적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성과에 김지연은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꿈을 꾸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함박웃음을 보이는 건 펜싱계도 마찬가지. 구본길, 남현희 등 유력한 우승후보들의 부진에 신아람의 오심파동까지 더 해져 침체됐던 펜싱계는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검객의 활약에 모처럼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한국은 김지연의 금메달에 남자 플뢰레의 최병철과 에페의 정진선이 각각 동메달을 보태 2000 시드니올림픽(금메달 1개, 동메달 1개)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을 남기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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