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통했다'…與 경선 달라졌네
# 새누리당 경선에 뛰어든 김문수 경기지사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했다. 30일 경남에서 열린 세 번째 합동연설회에서는 지역 현안 공약 발표에 집중했다. 앞서 열린 두 차례의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후보의 사당화 논란과 정수장학회 문제를 직접 겨냥한 것과 대비된다.
#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27일 부산·울산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한 시간 만에 연설 내용을 수정했다. 그는 연설회 직전 배포한 연설문에 박 전 위원장을 둘러싼 5ㆍ16 군사정변 평가 논란과 'PK(부산경남) 역차별' 등을 부각하는 내용을 포함했지만 연설과정에서 빠졌다. 이날 다른 후보가 박 전 위원장을 향해 비난 발언을 쏟아내자 일부 청중은 야유와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21일 시작된 새누리당 경선 레이스가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박 전 위원장의 전략이 경선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경선 초반에는 예상대로 비박 주자들이 '박근혜 때리기'에 집중했지만 네거티브 역풍이 불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네거티브에 대응하는 박 전 위원장의 전략이 주효한 결과로 분석된다. 박 전 위원장 캠프에서는 당내외의 네거티브 공세가 지지율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해 네거티브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네거티브를 구태의연한 정치로 규정하며 정치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전 위원장은 30일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요즘 우리 정치가 국민들의 민생문제는 제쳐놓고 과거와 싸우고, 네거티브와 싸우느라 바쁘다"면서 "지난 15년 내내 비방과 정치공세에 시달렸지만 국민만 바라보고 왔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첫 TV토론에서 비박 주자들의 집중포화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설전을 벌인 모습과는 상반된다.
화법도 달라졌다. 박 전 위원장은 연이은 토론회와 정책토크에서 발언 도중 어조가 올라가기도 하고, 속도도 빨라졌다. 과거의 단답형 답변은 사라지고 직설적 화법을 자주 사용했다. 29일 3040 정책토크에서 '동료 정치인 중 꿀밤 때려주고 싶은 사람'을 묻는 즉석 질문에 "꿀밤보다 더 심한 것을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느냐"고 답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미지 전략도 조금씩 달라졌다. 박 전 위원장은 첫 합동연설회의 홍보 동영상에서 '원칙을 통한 변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위기에 강한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위기에 강한 박 전 위원장만이 유럽발 재정위기와 서민 경제의 위기를 적극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호소력이 짙다는 판단에서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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