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최대치 360억유로 넘어선 500억유로 예상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올해 유럽 은행들의 대출 자산 매각 규모가 500억유로에 이르러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올해 상반기 동안 유럽 은행들이 액면가로 270억유로에 이르는 대출 자산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상 최대였던 360억유로를 가볍게 웃돌며 올해 500억유로 대출자산 매각이 예상된다고 PwC는 밝혔다.
PwC는 유럽 은행들이 부실자산 대출 뿐만 아니라 정상적으로 상환이 이뤄지고 있는(performing) 부동산 대출 자산도 매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PwC의 리처드 톰슨 파트너는 정상 대출 자산도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되면 은행이 액면가의 80~90% 가격에 매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담보 대출의 경우 액면가의 5~15% 수준에서 팔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톰슨은 "매수자나 매도자나 모두 현실적으로 적정한 가격에 대해 접근하면서 대출자산 매각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PwC는 은행들은 부실 자산과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를 줄이려 하고 있으며 이들 자산을 매수하는 주체들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론스타 펀드, 오크트리 캐피탈 매니지먼트, 블랙스톤 등 대형 사모펀드나 헤지펀드라고 설명했다.
유럽 은행들의 대출자산 매각이 크게 늘었지만 보유하고 있는 부실자산 규모에 비하면 부실 대출 처분이 빠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초 유럽 은행들에 보유 자산을 건전화하려면 내년 말까지 자산 규모를 2조유로 가량 줄여야만 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PwC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럽 은행의 비핵심 및 부실 대출 자산은 약 2조5000억유로로 늘었고 이 중 부실대출 자산은 1조유로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실 대출 자산 규모는 지난해 9% 가량 늘었으며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의 부실 대출이 가장 크게 늘었고 독일과 영국에서는 부실 대출 증가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컨설팅업체 KPMG는 지난주 유럽 은행 부문의 부실 대출 자산이 PwC보다 많은 1조5000억유로라고 추산했다.
PwC와 KPMG는 유럽중앙은행(ECB)의 3년 만기 장기대출(LTRO)이 유럽 은행의 부실자산 매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TRO를 통해 유럽 은행들이 1조유로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받았고 이에 따라 좀더 나은 가격을 받으려는 은행들이 자산 매각을 지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톰슨 파트너는 "유럽 은행 부실자산 매각은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며 "다만 느리지만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