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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요즘 '스피커 전쟁'中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0분 47초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세계 최대 이슬람교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요즘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을 맞아 모스크(이슬람 사원)마다 스피커 교체 붐이 일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모스크는 약 80만곳에 이른다. 그런데 사원 안팎에 설치된 스피커가 너무 낡고 오래돼 음질도 조악하고 소리가 제대로 맞지 않는 곳이 너무 많아 사회문제로까지 커졌다. 교계의 원로 무슬림들은 물론 인도네시아 부통령까지 나서 개선을 촉구했을 정도다.

인도네시아 최고 권위 무슬림단체인 울레마평의회(MUI) 지도자 아미단은 “한 지역 내 모스크 중 한 곳이 음향시설을 교체하면 다른 곳들이 더 좋은 시설로 교체하면서 웃지못할 스피커 전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일부 사원에서는 단순히 큰 음향의 스피커가 아니라 음질 자체가 좋은 스피커를 설치해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관저 시설자문을 맡은 업체인 ‘V8사운드’는 이같은 고객층을 위해 ‘재즈 라운지’ 같은 정제된 음질의 신제품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격이 미화 2600달러 수준으로 시중 보통 음향시설의 두 배 이상 비싸지만 사원들이 기꺼이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 이슬람 교도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려는 경향이 커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피커 붐과 함께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히잡을 착용하는 경우가 늘고 대도시에서 쿠란을 암송하는 군중집회도 빈번해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이 때문에 도시마다 소음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자카르타포스트에 실린 글을 통해 “모스크에서 틀어대는 소리가 하루에 다섯 번, 5~10분정도라면 물론 참을 수 있지만, 아침 기도부터 시작해 근처에 있는 대여섯개 사원에서 30~45분 간격으로 틀어대 귀가 멀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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