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4라운드서 2언더파, 스콧은 막판 4개홀 연속 보기로 자멸 "2위 추락"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의 기적 같은 역전우승이다.
아담 스콧(호주)이 4타 차 선두에서 생애 첫 메이저우승을 예약했던 '最古의 메이저' 디오픈(총상금 8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다. 스콧은 그러나 23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랭커셔 로열리덤앤드세인트앤스(파70ㆍ7086야드)에서 열린 마지막날 경기 막판 4개 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하는 등 무려 5오버파를 치며 자멸해 다잡았던 우승컵을 엘스에게 상납했다.
6타 차 공동 5위에서 출발한 엘스의 역전 공식은 간단했다. 스콧이 5타를 까먹는 동안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를 쳐 1타 차 우승(7언더파 273타)을 일궈냈다. 2002년에 이어 꼭 10년 만에 다시 '클라레저그'를 품에 안은 엘스의 메이저 4승째다. 2010년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 이어 2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19승째, 우승상금이 141만 달러다.
후반 뒷심이 우승 동력이 됐다. 2, 9번홀에서 2개의 보기를 기록할 때만 해도 엘스의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10번홀(파4) 버디로 포문을 열었고, 12, 14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보탰다.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가 결과적으로 우승퍼트가 됐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갤러리에게 사인을 해주던 엘스는 "전혀 우승을 예상치 못했다"며 뒤늦게 환호했다.
14번홀(파4) 버디로 4개 홀을 남겨놓고 4타 차 선두를 달리던 스콧은 반면 어이없이 무너졌다. 68개 홀 동안 일관성을 자랑했던 티 샷이 벙커와 러프로 날아갔고, 짧은 퍼팅은 홀을 돌아나왔다. 18번홀(파4)에서는 특히 연장전으로 갈 수 있는 1.5m 파 퍼팅마저 놓쳐 아쉬움을 더했다. 스콧은 "너무 실망스럽다"면서도 "이런 것이 골프"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메이저 15승'에 도전했던 타이거 우즈(미국) 역시 3오버파의 무기력한 경기로 공동 3위(3언더파 277타)에 만족해야 했다. 6번홀(파4)에서 항아리벙커에 발목이 잡혀 트리플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아 일찌감치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우즈는 이후 드라이버를 선택하며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했지만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맞바꾸는데 그쳤다.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공동 5위(2언더파 278타)에서 입맛을 다셨다.
한국군단은 '탱크' 최경주(42ㆍSK텔레콤)가 공동 39위(5오버파 285타)에서 경기를 마쳤다. 버디 5개를 솎아냈지만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더하는 '롤러코스터' 플레이를 펼쳤다. 배상문(26ㆍ캘러웨이)은 5오버파를 작성해 공동 64위(9오버파 289타)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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