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품격'에서 한 번 입고 나왔을 뿐인데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빅히트(Big Hit) 드라마가 백화점 패션상품 매출에 보이지 않는 손이 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주말 드라마 '신사의 품격',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 인기 드라마가 매주 방영될 때마다 '패션의류, 슈즈, 백,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군에서 평균 10개 이상의 히트 패션 아이템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백화점 브랜드 샵매니저(판매 관리인) 들은 드라마 속 주요 주인공이 이번 주에는 또 무엇을 입고 신고 나왔는지를 예의 주시하며 이들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실제 최근 패션업계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이들 드라마 협찬에 참여한 브랜드들은 롯데백화점 본점 기준으로 2분기 매출이 평균 30%이상 신장하고 있으며 드라마에서 소개된 상품들은 추가 주문이 들어갔거나 일부 상품은 재고가 없어서 못 팔고 있다.

이와 같은 매출호조에는 해당 드라마의 인기와 연기자의 열연도 이유가 있겠지만 극중에 등장하는 의상 경향이 과거의 다소 비현실적인 패션에 비해, 세련됨을 유지하면서도 일반인들이 소화하기 쉽게 코디 되는 경향이 강해져 직접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갖고 있는 각각의 캐릭터에 맞는 의상코디는 절묘하게도 백화점에서 구분 관리하는 상품군(매장 층)과도 일치해 보다 응집력 있고 체계적으로 고객에게 호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SBS '신사의 품격'의 윤진이(극중 임메아리)의 극중 성격과 의상은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 2층, 영패션 층과 일치해 현재 이곳에 약 10여개의 브랜드 매장 메인 마네킹들은 임메아리가 드라마에서 입었던 의상으로 갈아입고 있다.

'신사의 품격'의 김하늘(극중 서이수)과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김남주(극중 차윤희)는 도시적 이미지의 커리어 우먼으로 본점 기준 3층 여성 정장 상품군과 일치한다. 김하늘이 입었던 패션브랜드 '마인'의 '브라운 스트라이프 재킷'이나 김남주가 메고 나왔던 '브루노말리'의 '러블리B백'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추가 오더가 들어가 있는 상태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소위 꾸미는 남성의 영향으로 극중 남성 주인공의 코디에도 관심이 늘고 있다. '넝쿨째 들어온 당신'의 유준상(극중 방귀남)과 신사의 품격의 김수로(극중 임태산)는 남성 캐주얼 층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특히 극중 임태산이 입었던 '스톤 아일랜드'의 봄신상품 카고바지는 주말에만 20개 이상이 팔리면서 비슷한 스타일로 응용해 올 가을 신상품을 출시 할 계획이다. '신사의 품격'에 김민종이 윤진이에게 선물 받았던 '더블엠'의 서류가방은 한 주에 30개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