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지분 매각 불구 재무개선 우려 해소 안돼
수주금 일정 차이 때문에 비롯 내년 이후 해소 전망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자동차 지분 매각 소식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았으면서 주가가 또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8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장중 23만5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오전 10시 4분 현재 전일 대비 6500원(2.73%) 하락한 23만2000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조선 빅3중 유독 주가 하락이 두드러진 현대중공업은 지난 17일 보유하고 있던 현대자동차 지분 중 320만주(약 1.45%)를 지난 17일 장 개시전 블록세일로 매각했다.
이와 관련, 정동익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1000자 브리프’를 통해 “매각 주간사는 씨티증권이었으며 주당 매매가격은 전일 종가인 22만8500원에서 3.72% 할인율을 적용한 22만원으로 결정돼 실제 매각금액은 704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대차 지분 매각을 통해 불필요한 재무상황에 대한 우려는 불식될 것이라고 기대됐다. 하지만 이는 현대중공업의 유동성 불안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회사의 유동성 불안의 배경에는 기 수주한 선박 결제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됐다. 정 애널리스트는 “수주 부진과 더불어 지난해 헤비테일로 수주한 드릴십 건조자금 수요 등으로 인해 단기적인 자금 확보 필요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상 조선사는 선주사와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부터 인도식을 가질 때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나눠 받는다. 돈을 지급받는 비율은 선주측의 요구에 따라 매번 다른데, 최종적으로 인도시에 50% 이상을 받는 결제 방식을 일컫어 ‘꼬리(뒷쪽)가 무겁다’는 뜻으로 헤비 테일 방식이라고 한다. 매번 20%씩 균등해서 받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주들의 입김이 막강해지면서 헤비테일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이럴 경우 조선사들은 선박 건조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자사의 자금으로 운용해야 하는 등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즉,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다량의 수주를 기록한 드릴십 건조 계약이 이같은 헤비테일 방식으로 이뤄져 재무여건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내년부터는 헤비테일 수주 선박들이 인도되고, 그에 따른 인도잔금도 본격적으로 회사에 유입된다”며 “(현 상황을 넘기면) 중장기적인 현금흐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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