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2010년 신한은행 횡령·배임 사건 수사 당시 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비자금 3억원이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구속)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이 16일 제기됐다.
최근 일부 신한은행 직원들은 “2010년 검찰 수사 당시 은행 PB센터장 이모씨로부터 ‘SD에게 돈이 전달됐으니 수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언론을 통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건네진 자금의 성격에 대해 당시 취임식을 목전에 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추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당시 3억원의 성격과 행방에 대해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는 다 조사했다”며 “전해들은 이야기만 남아있고 알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입을 열지 않아 객관적 자료가 없는 상태로 더 이상 수사를 진전시킬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74)의 지시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60)이 2008년 2월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에서 성명불상자에게 3억원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전 행장 등 관계자들이 입을 굳게 닫아 상대방은 확인하지 못한 채 횡령으로 매듭지었다.
검찰은 뚜렷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3억원의 행방을 다시 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나 직접 목격한 사람의 진술, 명백한 물증이 나오지 않는 이상 재수사는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은행장 비서실에 근무하며 3억원 전달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직원이 오는 27일 신한은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인 가운데, 구체적인 진술이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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