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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해임 사유 밝혀달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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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저는 이제 나흘 뒤면 카이스트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쫓겨나는 총장이 됩니다. 물러날 사유를 분명하게 밝혀주십시오. 저는 어떠한 얘기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이사회에서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가던 서 총장은 기존의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이 자리에서 재확인했다.

서 총장은 "지난 6년간 어려움을 헤쳐왔는데, 효용가치가 다했으니 떠나라고 한다면 그것은 야박한 일"이며 "리더로서 무한책임을 지라고 한다면 리더로서 책임있게 운영하도록 최소한 총장 자리는 인정해줘야 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오명 이사장과 관련해서는 "이사장과 단 한번도 카이스트의 방향과 비전을 놓고 토론해본 적이 없고, 모든 관심은 내가 언제 나가는가 였다"며 "다음 총장도 일부 교수와 학생, 과학계 인사들, 교과부가 싫어하면 해임하겠는가"라며 말했다.

2006년 취임해 2010년 재선임에 성공한 서 총장은 그간 '카이스트 개혁의 상징'으로 불리며 테뉴어 제도, 영어강의 등의 개혁을 추진했다. 이 자리에서도 서 총장은 개혁 추진의 정당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정부, 정치권, 과학계, 구성원 그 누구라도 카이스트를 사유화해서는 안된다. 권력의 전리품으로 삼아선 안된다"며 "책임있는 학교 운영이 필요하며 최소한 임기는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고위층의 압박성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이사회 당시 교과부에서 내가 사표를 내기를 기대하고 준비했던 것 같다"며 "이사회가 열리기 5분전에 이사장이 이야기를 좀 하자고 했다. 나한테 (거취에 대해) 결정했느냐라고 해서 '안나가겠다'고 답했다. 나가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측 이성희 변호사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통상적으로는 사유를 물어 해임을 하는데, 이사회에서는 계약해지 안건을 올렸다"며 "이것 자체가 서 총장에 대한 구체적인 해임 사유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사태는 멀쩡한 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짓겠다고 하는 것이며, 그 비용이 8억원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사회에서 오는 20일 서남표 총장에 대한 계약 해지안건을 통과시키면, 총장 위임계약서에 따라 서남표 총장에게 남은 임기 2년의 연봉 8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성희 변호사는 "계약 해지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이사회에서는 '8억원' 지급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있다"며 "이사회에서 민형사상 배상 책임 있는 결의를 한다면 그 적법성 여부는 따지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 밖에는 일부 카이스트 학생 및 교수들이 모여 서 총장의 해임을 요구하며 소리를 높였다. 서 총장은 기자회견장 밖의 소란을 듣고서는 "나에게 학생 및 교수들이 '서포트(지지)하고 있다'는 메일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카이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으며 이제 세계의 대학이 됐다"며 "취임 이후 좋은 교수도 300명 이상 뽑았고, 예산도 두 배 가량 늘였다"고 답했다. 이어 "카이스트는 국민이 먹여살리는 학교이기 때문에 학생, 교수들은 특별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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