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LG디스플레이가 미국에서 대규모 배상금을 물게 되면서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측은 소송 합의금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해 왔다. 하지만 최종 합의금 규모가 기존 예상보다 커지면서 하반기 실적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4350억원(3억8000만달러)의 배상금을 미국의 소비자 집단 및 8개 주 정부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LG디스플레이와 대만의 AUO, 일본의 도시바 등은 평판 스크린 패널 가격 담합 혐의로 미국에서 지난 2007년 소송을 당했다. 이들이 이번에 지급하기로 한 합의금 총액은 5억7000만달러 규모이고 이 중 LG디스플레이가 3억8000만달러를 낸다.
회사 측은 “원고의 주장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부인하지만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비용과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원고 측과 합의했다”며 “합의금과 관련해 충당금을 설정해 왔으며 2분기 추가 반영 금액은 전체 합의금의 5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이번 소송과 관련해 지난 2분기 설정한 충당금은 19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충당금 때문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번 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한다면 7분기 연속이다.
문제는 이번 소송 합의금이 기존 예상치보다 커져 3분기에도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의금 4350억원은 기존에 회사 측이 예상했던 금액에 비해 1000억원 정도 커진 액수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신규 제품 출시 등으로 업황이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전체 영업이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 LG디스플레이 고객사들의 주요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고 경기도 상반기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소송으로 인해 추가 충당금 설정은 회사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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