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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좋은 그리스 섬 팝니다" 경제위기에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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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그리스가 막대한 국가부채로 최악의 경제위기에 빠진 가운데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그리스 섬들까지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가 보도했다. 유럽연합(EU) 등 ‘트로이카’ 채권단이 요구한 초강력 긴축정책으로 세금과 시중금리가 급등하자 견디다 못한 섬 소유주들이 매각에 나선 것이다.


전세계의 섬을 전문적으로 거래중개하는 캐나다 ‘프라이빗아일랜드온라인’의 크리스 크롤로우 디렉터는 “유로존 부채위기 전에는 보통 6~10개 정도의 매물이 접수됐지만 요즘은 20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이 업체의 웹사이트에는 아기오스아타나시오스 지역의 150만유로(약 26억원)짜리 작은 섬부터 파트로클로스 지역의 1억5000만 유로(약 2600억원)짜리 큰 섬에 이르기까지 15개 섬들이 매물로 올라와 있다.

이들 섬들의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괜찮은 매물도 종종 나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니콜라스 무그니 부동산중개전문가는 “부채위기 이후 전체 인구의 28%가 빈곤층으로 밀려났으며, 부동산을 가진 부유층들도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가 긴축 약속에 따라 섬이나 고급별장을 보유한 이들에게 무거운 토지세·보유세 등을 부과하고 대출받은 자금을 갚기에도 버거워지면서 일부 소유주들은 싼 값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례는 많지 않다. 섬을 소유할 정도의 부자들이라면 부채위기의 충격 역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슈퍼부자’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때문에 정말 ‘괜찮은’ 섬들이 매물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무그니는 “설령 그리스가 유로화를 버리고 드라크마화로 되돌아가면서 대혼란이 펼쳐지더라도 고급 부동산들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관리들의 고질적인 ‘늑장행정’도 섬 거래가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다. 가격과 조건이 맞는 섬을 매입해 건물을 지으려고 해도 갖가지 행정절차를 거치려면 몇 년은 족히 걸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이 절호의 기회라고 여긴 외국의 투자자들이 그리스로 몰려들고 있다. 그리스의 온라인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최근 10개월 사이 외국에서 오는 매입 문의가 70여개 나라에서 120여개 나라로 늘었다”면서 “경제가 안좋아도 좋은 매물을 찾는 이들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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