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검토 발언과 관련해 금융투자업계는 위축된 파생상품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11일 배포한 보고서에서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은 기우가 아니라 정말 걱정된다”며 도입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은 “하지만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꼼꼼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먼저 거래세 자체의 부과만으로도 상당한 유동성 위축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승수가 상향된 K200 옵션의 경우 승수 인상전인 지난해와 비교하면 5.2%의 거래량 감소가 나타났으며, 특히 변동성이 지난해 보다 다소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거래량 감소는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는 것이다.
또한 2차적인 충격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래비용에 가장 민감한 투기수요의 이탈은 전반적인 유동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차익거래처럼 주식과 연계된 매매도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리스크에 대한 헤지 목적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어 현물시장 역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파생상품 거래세는 부과 여부가 핵심이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 장관은 지난 9일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관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파생상품 거래세에 찬성하고 있어 관련 법안 통과는 무난할 것이며,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로 과도한 투기를 제어할 수 있으며 세수도 확보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파생상품시장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54조4780억원으로 지난해 고점이던 8월 하루평균(84조2829억원)에 비해 1년도 안돼 35.4%나 급감했다.
시장별로는 옵션시장 거래대금이 지난해 8월 하루 평균 2조5399억원에서 이달 1조1111억원으로 56.25% 줄었다. 선물시장 거래대금도 같은기간 81조7429억원에서 53조3668억원으로 34.7% 감소했다.
거래량도 동반 급감해 올 1·4분기 한국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은 7조1572만4212계약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9.6% 줄었다. 이로 인해 세계 파생상품시장 거래량 1위는 13년 만에 한국에,7조6308만4221계약을 기록한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ME)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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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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