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인 티온텔레콤..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KT가 수도권 주파수공용통신(TRS) 사업자인 티온텔레콤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티온텔레콤은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 TRS 사업자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회사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5일 티온텔레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티온텔레콤이 인수ㆍ합병(M&A)을 통한 기업회생을 계획하고 있고 KT가 국내 최대 TRS 사업자인 KT파워텔의 모기업이라는 점에서 인수가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티온텔레콤의 회생신청이 받아들여져 새 주인을 찾는 과정에서 KT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티온텔레콤의 사업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티온텔레콤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주파수 확보와 관련시장 통합을 위해서로 풀이된다.
TRS는 800㎒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데 이 대역에서 전국 사업자인 KT파워텔이 10㎒(상ㆍ하향 각 5㎒), 수도권 사업자인 티온텔레콤이 2㎒(상ㆍ하향 각 1㎒)를 쓰고 있다. 당초 KT파워텔과 티온텔레콤은 각각 14㎒와 4㎒를 할당받아 썼으나 지난해 6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각각 4㎒와 2㎒를 회수해 곤란을 겪어 왔다.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 사업자나 TRS 사업자에게 주파수 확보는 경쟁력과 직결된다. TRS의 경우 주파수 사용 단위가 줄어들면 기지국을 낮은 곳에 설치해야 하고 그러면 간섭현상이 발생해 품질이 떨어진다.
또 스마트폰 보급 이후 트래픽 증가로 이통사 모두 주파수 확보에 열을 올릴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KT는 지난해 TRS 사업자로부터 회수된 주파수 6㎒ 등 800㎒ 대역 10㎒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2610억원에 낙찰받아 1년여 만인 지난 1일 사용기간 10년 한정으로 할당받았다.
국내 TRS 사업자는 KT파워텔(가입자 37만명)과 티온텔레콤(7000명), 강원티알에스(5000명) 등 3곳인데 KT가 티온텔레콤마저 인수하면 경쟁사는 강원티알에스만 남게 된다. KT가 매각주체와 협상을 끝내고 방통위에 인가신청을 내면 방통위는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려 요건 충족여부를 검토하고 위원회 전체회의 의결을 거치게 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최대주주를 변경하려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인가신청을 해야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60일 이내에 인가를 내주게 돼있다"고 말했다.
한편 TRS는 1:N 무전통화와 이동전화 기능을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물류ㆍ운송업체와 조선사ㆍ정유사 등 대형 제조업체 공장, 이마트 등 유통업체, 해양경찰 등이 주로 사용한다.
TRS는 지난 95년 전국 사업자 2곳, 지역사업자 9곳 등 11개 사업자가 출범했으나 PCS와 이동전화의 등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대부분 폐업했다. 전국 사업자였던 아남텔레콤도 지난 2004년 KT파워텔에 인수됐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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