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남산 8.4km...한강과 남산을 함께 느끼며 호흡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심 둘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한강변 서울숲에서 출발해 응봉산 매봉산을 따라 남산에 이르는 서울시내 대표적 도심 올레길인 ‘서울숲~남산길’이 성동구와 광진구, 동대문구 강남구 등 주민들을 손짓한다.
지난달 서울숲에서 응봉산과 매봉산을 지나 남산에 이르는 8.4km 거리의 서울숲~남산길이 개통됐다.
이로써 성동구와 광진구, 동대문구 강남구 등 인근 주민들이 강과 산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트래킹 코스를 마련하게 됐다.
35만평에 이른 서울숲이 개장된 지도 벌써 7년이 돼 가면서 서울시민들의 자랑거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한강의 시원한 바람 맞으며 서울숲 출발!
특히 서울숲은 한강과 맞닿아 있어 어느 공원보다 여유와 낭만이 있는 휴식공원이다.
서울숲~남산길이 바로 서울숲에서 출발한다. 4일 오후 2시26분 기자는 일행 2명과 함께 처음 서울숲~남산길 걷기에 나섰다.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서울숲에서 남산까지 한 걸음에 도달할 수 있는 트래킹 코스가 개발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시간이나 거리면에서 무리가 가지 않은 좋은 코스겠구나‘하고 생각했던 코스를 드디어 걸을 수 있게 돼 설래였다.
용비교를 지나 응봉산으로 가니 다리 밑에 한가롭게 노니는 오리 몇 마리가 반겨준다.
잉어떼도 여유롭게 청계천 하류 물살을 가른다. 옆으로는 차량들이 쌩쌩 달려 약간 긴장도 됐지만 내년말 용비교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한결 여유있게 다리를 건널 수 있을 것같다.
◆응봉산 정상에 오르니 탁트인 한강이 한 눈에 보여...
드디여 응봉산으로 오르는 데크 계단을 타고 오르니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서울의 대표적인 개나리산으로 유명한 응봉산은 정상 높이가 94m밖에 안되지만 한강이 한 눈에 들어오는 기분이 결코 작지 않았다.
또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주며 상쾌함을 준다. 이처럼 한강을 내려다 보는 전망은 서울숲~남산길 매력을 주기에 충분한 기쁨을 느끼게 됐다.
동쪽을 보니 고급 주상복합 갤러리아 포레가 손에 잡힐 듯한 착각이 들 정도 거리에 우뚝 솟아 있다.
응봉산은 매년 정초 해맞이 행사를 갖을 정도로 성동구 주민에겐 가장 소중한 곳이다.
또 멋진 서울 야경을 찍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유명 포토존으로 사진작가들 사이엔 인기 명소라고 동행한 배남철 성동구 공원팀장이 귀띔한다.
정상에 있는 응봉산 팔각정은 현재 리모델링이 한창으로 9월이 되면 바로 평에 심어진 여섯 그루의 멋진 소나무와 함께 자태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정상 바로 아래 호텔 화장실로 착각될 정도로 깨끗한 화장실이 있어 한층 높아진 화장실 문화에도 자랑거리였다.
잠시 머문 뒤 아래쪽으로 내려 가니 응봉동 신동아 아파트와 독서당 공원으로 연결되는 생태통로가 나왔다.
독서당공원은 무허가 건물 60여 가구가 있던 곳을 철거해 깔끔하게 정비된 공원이었다.
◆배수지공원 풋살경기장이 발걸음 멈추게 해...
옆쪽 데크를 따라 걸어가니 행당2동 한진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아래로 내려가 금호 벽산 아파트 입구인 논골사거리에 이렀다.
목이 말라 인근 파리바게트에 들러 팥빙수로 기운을 돋우니 또 다시 걸을 힘이 난다.
이젠 도로를 타고 금호동 배수지공원을 향해 출발한다. 시간이 오후 3시55분 됐다. 출발한 지 벌써 1시간 30분 정도 지났다.
배수지공원에 이르니 풋살경기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인근 공부방 아이들은 교사와 함께 풋살경기장에서 게임을 할 모양으로 즐거운 표정들이다. 또 아이들 농구코트와 배드민턴장이 잘 마련돼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더 없이 좋은 공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금호동 재개발 13 구역을 끼고 오르니 쌈지마당에 돌 장기판과 해시계가 보인다.
◆금호동 쌈지공원 해시계...고향 생각나게 해
해시계를 살펴보니 고향까지 거리가 표시돼 이색적이다. 강화 120리, 춘천 190리, 서산 250리, 광주 680리 등으로 거리가 표시돼 있다. 지금은 재개발 사업으로 철거돼 모두 흐터졌지만 한동안 이 곳에서 살았던 금호동 사람들로 하여금 고향을 생각하게 하는 뜻깊은 표석이었던 것만은 틀림 없이 보였다.
또 대경정보화고등학고 정문을 따라 오르니 응봉근린공원에 나온다. 여기엔 ‘금호산 맨발공원’이란 표기가 있다. 맨발로 운동하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 곳에는 혼자 돌 자리에 앉아 시조를 읊는 한 어르신의 구슬픈 목소리가 이색적이다.
위쪽으로 가니 금호산공원에 이른다. 우측은 중구, 좌측은 성동구라는 표시물이 보인다. 성동구에서 이제 중구쪽으로 넘어온 것이다.
◆버티고개 생태통로 통해 남산 쪽 이동
바로 옆에 5000여 가구 대단지인 남산타운 아파트가 있다. 시간이 오후 4시57분이다. 우리가 벌써 2시간 30분 정도 걸은 셈이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이젠 용산구 쪽 응봉근린공원이다. 응봉근린공원에서 버티고개 생태통로를 건너 반야트리 호텔 쪽으로 걸어 십여분 걸으니 남산이 코 앞이다.
해오름극장에 도달하는 시간이 오후 6시10분 경.
남산자락 맨 끝 서울숲을 출발, 응봉산~대현산~호당공원~금호산~매봉산~국립극장까지 남산자락을 걸은 셈이다.
한강변을 따라 출발해 3시간 40분 정도를 걸어 남산에 이르니 기분 좋은 피곤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스토리텔링 작업 진행 중
다만 서울숲~남산길은 행당2동~금호동 도심 구간이 상당한 거리를 이루고 있어 도보 여행의 맛을 반감시켰다.
그러나 도심에서 한강과 남산을 동시에 보면서 걸을 수 있는 몇 곳 안 되는 코스임이 분명했다.
다만 코스에 역사와 문화를 입히는 스토리 작업이 부족한 점이 옥의 티였다.
이에 대해 동행했던 성동구 배남현 공원팀장은 “현재 성동문화원과 함께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오는 10월께는 작업이 마무리 돼 스마트폰 QR코드를 통해 통과 지역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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