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같은 초경량화, 일상에서도 신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화 유행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골프화의 진화가 끝이 없다.
이번에는 '무게와 바닥의 혁명'이다. 첫 번째 화두가 운동화를 방불케 하는 '경량화'다. 걷기 열풍과 함께 러닝화가 신발장의 필수 아이템이 되면서 골프화에도 러닝화 같은 '가벼움의 미학'이 추가됐다. 언제 어디서나 변신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기능은 이미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추세다. 골프화 한 켤레로 골프장은 물론 도심까지 활보할 수 있는 스파이크리스화다. 최근에는 스파이크를 탈, 부착할 수 있는 골프화까지 등장했다.
▲ "골프화야, 운동화야?"= 신발이 가벼워지면 피로감을 덜어주는 게 당연하다. 골프의 18홀 플레이는 특히 카트를 타지 않는다면 적어도 1만4000걸음이 필요하다. 제작사들이 골프화의 무게를 줄이는데 공을 들이는 까닭이다. 아디다스골프의 크로스플렉스가 대표적이다. 초경량 소재를 채택해 300g대를 완성했다. 보통 500g대의 골프화에 비하면 40%나 가볍다.
발등 부분에 구멍이 뚫린 매시 소재이지만 방수막 기술을 사용해 탁월한 방수력을 과시한다. 봉제선까지 방수 테이프로 마감했다. 골프화의 기본적인 기능인 접지력은 삼각돌기로 구성된 육각틀 스파이크 16개가 책임진다. 흰색 바탕에 검정색 삼선을 장식해 디자인도 러닝화와 흡사하다.
코브라 푸마골프의 에보스피드 역시 육상선수의 러닝화에 골프화를 접목했다. '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를 모델로 삼은 이유다. 소속 프로인 리키 파울러(미국)가 볼트의 100m 세계신기록인 9.58초 동안 7차례 샷을 하는 장면의 광고 영상도 찍었다. 에보스피드를 신으면 파울러 같은 '속사포 샷'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장정원 마케팅 팀장은 "푸마의 스테디셀러 러닝화 파스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나이키골프가 지난 8일 전 세계에 동시에 출시한 'TW 13' 모델도 같은 맥락이다. 타이거 우즈가 평소 신었던 나이키 프리 슈즈의 기술력을 골프화에 적용시켰다. 연구에도 참여했던 우즈는 지난해부터 실제 투어에서도 프로토 타입 골프화를 착용하고 있다. 절개형 아웃솔에 초점을 맞춰 동작에 따라 변화하는 발의 모든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서포트한다는 게 핵심이다.
▲ "골프화에 스파이크가 없다고?"= 아예 스파이크가 없는 하이브리드 골프화의 대표주자는 에코다.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맨발로 착용해 빅뉴스를 만들었다. 380g의 가벼움에 스파이크까지 없으니 러닝화로 신어도 손색이 없을 수밖에 없다. 라운드 시에는 100개의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돌기가 800개 이상의 각도에서 지면을 잡아준다. 올해는 바이옴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풋조이(FJ)에서 '컨투어 캐주얼'이라는 스파이크리스 골프화를 선보여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프리미엄 가죽을 소재로 합성고무 재질의 듀라 맥스 스파이크리스 아웃솔을 적용해 라운드 시 접지력을 보강한다. 에코와 컨투어 캐주얼 모두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은 물론 일상 속에서도 멋을 연출하기 위해 다양한 컬러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에도 중점을 둬 의상과의 매치에도 용이하다.
코브라 푸마골프의 하이브리드 개념을 도입한 'PG 로마'와 나이키 하이브리드는 일부 구간에 소량의 스파이크를 배열한 게 독특하다. PG로마는 6개의 스파이크가 손쉽게 탈부착이 가능해 골프장 밖에서는 떼어낼 수 있다. 나이키 하이브리드는 4개의 스파이크를 배열해 접지력을 높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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