女배구, 월드그랑프리서 숙적 일본에 0-3 완패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에 완패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24일 일본 오사카 중앙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2년 월드그랑프리 여자배구 3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2-25 20-25 25-27)로 졌다.

2012 런던올림픽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체력 회복중인 김연경과 오른손 부상 중인 황연주를 빼고 경기에 나섰다. 반면 홈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일본은 주포 기무라 사오리를 비롯해 주전급 대부분을 투입했다. 경기력 차이는 피할 수 없었다.

1세트 초반은 한 점씩 주고받는 팽팽한 접전이 계속됐다. 일본은 14-14에서 2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흐름을 가져갔다. 한국도 기회는 있었다. 19-20까지 따라붙은 상황에서 양효진의 서브가 날카롭게 들어갔다. 일본의 리시브는 땅을 향했다. 하지만 이 공을 일본의 사노가 걷어 올렸고 랠리 끝에 일본이 득점에 성공했다. 1세트 승부를 가른 순간이었다.

상승세를 탄 일본은 2세트에서도 분위기를 주도했다. 일본은 초반부터 치고나갔다. 한국은 서브리시브 불안으로 인해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다. 큰 점수 차로 끌려가던 이후 집중력을 발휘하며 12-15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12-16 상황에서 긴 랠리 끝에 일본에게 점수를 내주었다. 이어 서브득점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흐름이 뺐긴 한국은 결국 2세트마저 일본에 내주고 말았다.

위기에 몰린 한국은 3세트 들어 서브리시브에 집중하면서 공격을 풀어나갔다. 세트중반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근소한 리드를 지켰다. 16-15 상황에서 한국은 흐름을 가져왔다. 김형실 감독은 하준임을 원 포인트 블로커로 넣었다. 높이에 부담을 느낀 일본은 공격 범실을 저질렀다. 이어 정대영의 서브에이스까지 나왔다. 그러나 18-16으로 앞선 상황에서 공격력이 떨어지면서 19-20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김희진을 투입시킨 한국은 한 점씩 주고받는 접전 끝에 승부를 듀스로 몰고 갔다. 하지만 문제는 에이스였다. 한국은 김연경이 없는 반면 일본에는 기무라 사오리가 있었다. 듀스 상황에서 기무라의 공격이 작렬하면서 경기는 일본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한국은 김희진과 한송이가 각각 15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김형실 감독은 “이번 대회는 우리에게 힘들고 다소 무리한 일정이었다. 부상자가 많았고 정상적인 팀 운영이 어려웠다”면서 “결선에 나서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올림픽 준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앞으로도 올림픽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어려운 현실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승8패로 대회를 마친 한국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9일 진천선수촌에 모여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