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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사랑을 이야기하는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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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사랑을 이야기하는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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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좀 어색하지만 일단 추게 되면 모든 걸 잊게 돼요.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요.’ 영화 <빌리 엘리어트> 속 탄광촌 소년의 말은 그대로 발레 관객들에게 적용해도 손색이 없다. 발레는 어딘지 어색하고 마냥 어려울 것 같지만 일단 보게 되면 그 어떤 장르보다도 모든 걸 잊고 그 순간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발레리나 강수진이 있다면, 더 첨가할 수식어도 없다. 그저 ‘감전’이라는 단어 하나면 충분하다. 중력을 거스른 비상에는 기품이 있고, 온몸이 표현하는 감정에는 말보다 더 강한 것이 몸의 언어임을 알게 하는 힘이 담겼다. 애써 그녀의 고목 같은 발을 떠올리지 않아도, 마흔여섯 발레리나의 무대에는 깊이와 무게 그리고 지난한 세월이 함께 드리워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안무에 대해, 특히 작고 섬세한 동작들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되었어요.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할 때 그 사람의 예술 인생은 거기서 끝난다는 가르침을 매일매일 새롭게 얻고 있죠.”

그래서 무대 위에서 강수진은 여전히 십 대다. “작품 속 이야기를 따라 역할에 제가 완전히 몰입되었을 때 모든 감정들이 복받쳐 오면서 눈물이 나요. 십 대 때부터 발레와 사랑에 빠졌는데 그런 감정들이 여전히 너무 행복하고, 발레는 지금도 너무 사랑하거든요.” 그 변치 않은 마음이 강수진을 숨 쉬게 하고, 관객들은 지난 15~17일에 공연된 <까멜리아 레이디>를 통해 그녀의 진짜를 직접 확인하게 됐다. 특히 이 작품은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애절한 사랑으로 바스라지는 마르그리트의 감정이 격정적이면서도 섬세한 쇼팽의 음악을 통해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발레는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예술이고, 음악에 대한 이해가 춤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직접적으로 연결되죠. 발레를 하려면 음악에 대한 지식이나 감각도 매우 중요해요. 그런 점에서 쇼팽의 음악은 역할과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돼요.” 음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은 감동”을 느끼는 그녀가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들을 추천했다. 강수진의 로맨틱 드라마 발레 파트 투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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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사랑을 이야기하는 음악들

1. Amy Winehouse의 < Back To Black >
강수진은 지난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Valerie’를 첫 번째 추천 곡으로 꼽았다. “발레가 클래식을 배경으로 하지만, 평소엔 재즈와 팝 등 다양한 장르를 들어요. 특히 사랑에 관한 노래들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개성 강한 보컬과 뛰어난 음악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Valerie’가 수록된 < Back To Black >은 21세기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으로 기록되어 있다. 사랑에 빠진 이의 마음을 담은 ‘Valerie’는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라이브 애창곡으로 삼던 곡 중 하나로 그의 죽음 이후 재발매된 앨범에서는 느린 템포로 소개되기도 했다.


강수진│사랑을 이야기하는 음악들

2. Diana Krall의 <6집 The Look Of Love>
“호소력 있는 보컬의 목소리는 제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 같아요. 특히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비롯해서 다이애나 크롤, 아델, 노라 존스, 멜로디 가르도 같은 여성들의 매력적인 음색을 아주 좋아해요.” 나른하게 귓가를 간질이는 백인 여성의 목소리는 재즈에 대한 편견을 깨며 재즈앨범 최초로 2000년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앨범’에 노미네이트되었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갖춘 다이애나 크롤의 곡 중 강수진은 ‘S wonderful’을 추천했다.

강수진│사랑을 이야기하는 음악들

3. Norah Jones의 <1집 Come Away With Me>
목소리를 중요하게 듣는 강수진이 세 번째로 추천한 음악은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 노라 존스는 현란하거나 웅장한 사운드 대신 소박하면서도 편안한 목소리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뮤지션이다. 데뷔곡 ‘Don't know why’가 수록된 <1집 Come Away With Me>는 2003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총 7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서정적인 느낌이 강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고 있다. ‘Don't know why’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곡으로 인식되어 세계적으로 드라마를 비롯해 광고와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강수진│사랑을 이야기하는 음악들

4. Prince의 < Very Best Of Prince >
“프린스의 특이한 보이스 너무 좋아해요.” 강수진은 프린스의 곡에서 가성과 경쾌한 리듬이 돋보이는 ‘Kiss’와 블루지한 느낌의 ‘Purple rain’을 추천했다. 정반대의 템포와 창법의 두 곡은 다채로운 음악을 만들어온 프린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대표곡이다. 프린스는 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탐미적 이미지 속에서도 끊임없이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멈추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51살이 되던 2008년에는 제50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남자 R&B 보컬상을 수상하기도 해 이 시대 살아있는 아이콘이라 할 수 있겠다.


강수진│사랑을 이야기하는 음악들

5. 푸치니 ‘Recondita Armonia’가 수록된 < Luciano Pavarotti Live Recital >
“다음 생에는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만큼 오페라를 매우 좋아해요. 그 중 <토스카>를 참 좋아하는데, 카바라도시가 연인 토스카를 향해 부르는 사랑의 노래 ‘Recondita armonia’(오묘한 조화)에는 이런 가사가 있어요. ‘예술은 신비로운 힘으로 서로 다른 두 아름다움을 하나로 만든다’ 제가 발레와 예술과 함께하면서 늘 경험하는 것입니다. 제가 발레를 사랑하는 이유고요. <토스카>에서 두 연인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이 노래는 들을 때마다 전율이 느껴지도록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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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사랑을 이야기하는 음악들

“2008년에는 <로미오와 줄리엣>, 올해는 <까멜리아 레이디>.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제가 너무 사랑하는 작품들을 마지막으로 전막 하나씩 선보이고 있어요. 10년 전에도 <까멜리아 레이디>를 공연했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많은 공연으로 40대인 지금 작품 전체에 대해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까멜리아 레이디>를 비롯해 <로미오와 줄리엣>, <오네긴>까지 애절하고 비극적인 로맨틱 드라마 발레에 강점을 보였던 강수진은 앞으로도 제 몸을 부숴내며 온몸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사랑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사랑하라고. “앞으로도 한국 관객들에게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작품과 역할들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은퇴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몸에 대해 한계를 느끼게 되면 그때가 바로 은퇴를 생각할 때겠죠. 은퇴를 하게 되더라도 예술과 함께하는 삶을 살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대상을 향한 지치지 않는 사랑과 열정이 나비의 몸짓이 되어 인생을 그려낸다. 여전히 무대에서 가장 뜨거운 강수진이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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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장경진 three@
10 아시아 사진. 이진혁 el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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