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최근 미국의 카지노 재벌 샐던 애덜슨이 미트 롬니 미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원하는 슈퍼팩(슈퍼정치행동위원회) 미래를 복구하라(Restore Our Future)에 100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의 통큰 기부는 많은 부자들의 기부를 끌어 모으고 있는 롬니측에게도 의미가 크다. 금액면에서 가장 큰 기부인 탓이다.
애덜슨은 앞서 롬니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다 초라하게 물러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에게 1천만달러를 기부했었다. 그는 깅리치가 후보가 되지 못하자 다시 롬니에게 베팅한 것이다.
15일 미국의 경제 격주간 포브스에 따르면 애덜슨은 롬니를 지지하는 슈퍼팩에 돈을 건 32번째 억만장자다. '버핏세'를 앞세워 부자 증세를 내세우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미국의 갑부들은 롬니에게 자금을 몰아주고 있다.
롬니의 기반인 월가 출신들이 상당수지만 기업인들도 적지 않았다.
롬니에게 반가운 '월가의 영웅'들은 대부분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 인물들이다. 헤지펀드로 부자들을 더욱 부자로 만들어준 펀드매니저들과 부실 기업을 사고 팔며 엄청난 이익을 남겨온 기업 사냥꾼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탓이다.
금융위기가 낳은 금융계의 최고 스타 존 폴슨. 시장 버블 붕괴를 예측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신용부도스왑(CDS)을 대량 매입해 떼돈을 번 그는 이번 선거에서 롬니에게 100만달러를 걸었다.
전설적인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를 만들어낸 쥴리안 로버트슨도 125만달러를 쾌척했다.
변호사 출신의 헤지펀드 매니저 폴 싱어도 배포가 큰 기부자다. 엘리엇어소이세이츠를 운영중인 그는 100만달러짜리 수표를 롬니측 슈퍼팩에 전달했다.
이정도는 시타델 헤지펀드를 운영중인 켄 그리핀에 비하면 약과다. 2008년 오바마를 지지하며 4600달러를 기부했던 켄 그리핀은 오바마가 계급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롬니 지지 슈퍼팩에 285만달러라는 거액을 내놓았다.
세계 10위권 헤지펀드인 캑스턴 글로벌의 브루스 코브너와 무어 캐피탈의 루이스 베이컨도 오마바 대통령을 공략하는데 각각 50만달러의 자금을 선뜻 내놓았다.
미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저가 수수료 증권 브로커인 챨스 스왑의 창업자 챨스 스왑도 25만달러를 기부하며 롬니 라인에 섰다.
이들에 비하면 세계적인 기업 사냥꾼 KKR의 헨리 크래비스의 기부는 초라할 정도다. 국내에서는 금기시된 차입매수 기법을 통해 인수합병(M&A)의 전설을 쓴 그는 롬니에게는 10만달러의 선물만을 보냈다.
기업인중에도 통 크게 수표를 보낸 이들이 있다. 매리오트 호텔 체인의 상속자인 빌 매리오트와 리챠드 매리오트는 각각 100만달러씩을 냈다.
재미있는 점은 형제에도 정치적인 후원과 기부 취향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석유재벌 코크 인더스트리를 운영하는 찰스 코크, 데이비드 코크 형제는 정통 보수파로 유명하다. 경선 과정에서 중도 성향의 롬니를 공격했던 티파티를 집중 지원했던 인물이다. 그런데 이들의 형제 빌 코크 는 개인자격과 자신 소유 기업을 통해 200만달러나 되는 많은 기부금을 롬니 지지측에 냈다.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운동화 업체 뉴발란스의 짐 데이비스 CEO도 제조업 출신으로는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낸 축에 낀다. 그는 100만달러를 아낌없이 지불했다.
세계적인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을 판매하는 리미티드 브랜드를 운영하는 레슬리 웩스 최고경영자도 25만불을 지갑에서 풀었다.
온라인 경매 업체 이베이의 최고경영자 출신이면서 2010년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고배를 마시고 HP의 최고경영자로 돌아간 맥 휘트먼도 10만달러를 지출해 롬지 지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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