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6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시장의 관심은 역시 유럽이다. 유럽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쨌든 봉합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더구나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미봉책이란 인식이니 상황을 너무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 반대로 너무 비관적일 필요도 없다.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이 유효할 것이란 얘기다. 5월 이후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흐름도 그렇다. 1700대에선 저점매수 구간이란 시각이 다수다. 문제는 지금 지수대는 1800대 중반이란 점이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지만 지금 지수대가 단기적으로 매력적이진 않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지난 5월 그리스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위기가 부각되며 글로벌 증시가 급락할 때, 시장상황이 더욱 나빠진다면 독일을 중심으로 ECB, IMF 등이 글로벌 공조와 정책 대응으로 유로존 붕괴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의 강도가 더욱 높아져야 유럽 정치인들이나 ECB 등이 액션을 취하고 대응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경기 부양 기대감과 정책 공조가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은 역설적으로 지금 유로존 재정위기 상황의 심각성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판단이다. 재정위기 악화는 악재나 그로 인한 글로벌 공조 기대감은 호재다. 일희일비다.
17일 그리스 총선, 18~19일 G20 정상회의, 22일 EU 재무장관회의, 28~29일EU 정
상회담 등 주식시장의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변동성장세가 이어지며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각 이벤트의 결과를 주목해 등락을 활용한 트레이딩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유럽은 지속될 것이고, 은행동맹(Banking Union)이라는 한 단계 발전된 과도기적 체제를 거쳐 더 나은 연합체로 거듭날 것이다. 미봉책이라는 비판이 많지만 사실 이번 스페인 구제금융은 예전에 비해 비교적 선제적으로 결정되고 시행됐다. 앞으로 다양한 각론이 논의되겠지만 개론은 결정됐다. 그것은 ‘유럽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유럽과 관련하여 파괴적인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개론의 문제가 아니라 각론의 문제다. 유럽 때문에 2차 급락이 나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유럽은 경제적인 목적 이상으로 정치적, 문화적, 군사적인 목적을 함께 하고 있다. 느리긴 해도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낼 것이라고 본다.
이익 추정치 5% 하향 조정을 고려하더라도 1700선 중반은 매수 영역이다. 그러나 레벨을 사지 말고 타이밍을 사야 한다. 아직 본격 반등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정치적인 진전이 반드시 경제적인 진전, 시장적인 진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럽은 당분간 27개 국가가 각자의 목소리를 높이겠지만, 합의 과정은 매우 어렵고 느릴 가능성이 높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KOSPI가 1주일째 하루걸러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좀처럼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 총선을 앞두고 있는 최근의 상황도 지난해 만기일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스가 스페인과 맞물려 유럽사태에 대한 우려감을 자극해왔고,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유로존 탈퇴 우려감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은 쿼드러플위칭데이에 따른 수급적 변수보다는 유럽문제에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럽사태에 대한 우려감을 자극하는 소식들이 꾸준하게 들려오고 있지만, 한편으로 위기가 심화될수록 이를 극복하려고 하는 주요국들의 정책적인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결국 주식시장도 이러한 우려와 기대 사이에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등락을 반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락시 경기방어주,
반등시 낙폭과대주의 상대적인 강세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나치게 상황을 비관하기보다는 변동성을 활용해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낙폭과다주에 대한 저점매수의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유럽은 재정위기국의 부채상환 부담이 감소되지 않는 이상 재정적자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유로본드 발행을 통해 재정위기국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유로본드 도입과 재정긴축에 대한 독일의 태도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독일은 EU로부터 얻는 혜택에 부정적인 스탠스를 갖고 있다. 게다가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발표 이후 독일의 소버린 리스크가 높아진 점도 부담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KOSPI 1800선의 지지력은 높아졌다. 하지만 추가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정치적 과제들이 남아 있다. 따라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증권매입 프로그램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탄력적인 상승보다 박스권을 가정한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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