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스페인이 10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글로벌 증시를 안도케 했다. 11일 코스피 역시 31포인트 훌쩍 뛰어오르며 186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86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15일(1898.96)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장 초반부터 '사자'세를 이어온 데다 장 중 매수 우위로 돌아선 기관 역시 장 후반 '사자'폭을 키우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장 중 상승전환에 성공했다. 스페인이 유럽연합(EU)에 최대 10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인식이 작용, 투자심리를 완화시켰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이 산재한 유로존 리스크의 전면 해소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랠리를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코스피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00선 전후까지의 반등은 기대해 볼만 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1.40포인트(1.71%) 오른 1867.04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3억7123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4조22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1860.90으로 갭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장 중 고가를 1869선까지 올렸으나 1870선 회복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장 중 변동폭은 10포인트 선으로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 개인은 2525억원어치를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42억원, 10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은 장 후반 적극적인 '사자'세를 나타내는 모습이었는데, 투신(1076억원)의 '사자'세가 중심이 됐다. 프로그램으로는 216억원 매수 물량이 유입됐다. 차익 92억원, 비차익 124억원 순매수.
주요 업종들 가운데서는 화학(3.32%)과 증권(3.44%)이 3% 이상 급등했고 전기전자(2.23%)를 비롯해 철강금속(2.20%), 기계(2.29%), 의료정밀(2.83%), 건설업(2.49%) 등도 2%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전기전자의 경우 기관이 1038억원어치 이상을 쓸어담았고 외국인도 355억원 '사자' 우위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업종이 오름세를 나타낸 가운데 보험(-1.30%), 음식료품(-0.71%), 통신업(-0.66%), 전기가스업(-0.15%)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대부분 빨간불을 켰다. 특히 LG화학(6.67%), SK이노베이션(6.72%) 등 정유·화학주는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력이 부각되며 크게 올랐고 SK하이닉스는 미국 IBM과 차세대 메모리제품 PC램 공동개발 소식에 5.98% 급등했다. 삼성전자(1.68%), 현대차(1.48%), 포스코(1.35%), 기아차(1.17%), 현대모비스(0.37%), 현대중공업(3.82%), 신한지주(1.27%), 한국전력(0.21%), KB금융(3.57%)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삼성생명(-0.72%), NHN(-3.21%) 등은 조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8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639종목이 상승세를, 199종목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61종목은 보합.
코스닥 역시 하락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닥은 전장보다 7.60포인트(1.65%) 오른 469.59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2거래일 만에 1160원선으로 내려왔다. 전거래일보다 9.50원 빠진 116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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