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고 작년 10월 이후 최저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 융자의 잔고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인 4조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가장 높았던 5조3088억원(3월27일)에서 23%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외면하면서 신용융자 거래마저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가 4조918억원으로 지난해 10월13일(4조29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이후 16거래일 연속 줄어들고 있어 200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신용융자 잔고가 3조원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와 최근 증시 급락이 신용융자 잔고를 떨어트렸다”며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것을 보면 신용융자 매매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융자 자체에 대한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8, 9월 증시 급락으로 인한 대규모 반대매매로 신용융자 잔고가 급감했을 때에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8~9조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6조원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가 줄어들면서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증권업계에 우려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융자 매매는 증시가 급락할 때 반대매매로 매도물량을 늘려 낙폭을 확대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8~10% 수준의 높은 이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지난해(2011년 4월~ 2012년 3월) 증권사가 신용융자 이자로 벌어들인 돈은 4558억원. 지난해 전체 증권사 영업이익 3조290억원의 15%가 넘는 금액이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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