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N자형 구도 전망···1800 밑에선 분할매수 나서야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1∼2개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다 하반기 상승폭을 키워 2000포인트를 크게 뚫고갈 겁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올해 증시는 N자형 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초 대다수 증권사가 '상저하고' 전망을 내놨던 것과 달리 '상고하저'로 주목받았던 김 대표는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분산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오는 17일 그리스의 2차 총선일을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증시전망 방점은 하반기 증시가 생각보다 빨리 회복될 것이란 데 있다. "중국의 금리인하는 경기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만큼 경기가 나쁘다는 상황을 보여주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미국이 생각보다 잘 버티면서 중립 이상의 모멘텀을 보여주고, 브라질·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금리인하 조치가 이어지면서 하반기 증시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감안하면 최대 2250포인트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유로존 재정 위기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되고 글로벌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정부가 부양책에 나서는 것이 궁극적인 해법은 아니고 큰 효과를 보기는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그는 "미국 등 단일주권국가는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금리인하를 전격 시행할 수 있지만 유럽은 상황이 다르다"며 "그리스와 스페인의 구제 방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등 해결책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김 대표는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코스피지수가 1800 밑으로 내려가면 주당순자산가치(PBR) 1배에 근접한 만큼 안전한 지대"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고점에 팔고 바닥에 사고 싶어하지만, 거래량이 많지 않은 데다 용기 부족으로 실패할 공산이 커 바닥을 노리기보다 적절한 시점에서 투자금액을 쪼개 분할매수하는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절대수익추구형 펀드에 투자해 하방 리스크를 줄이거나, 인덱스 펀드에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해 복리효과를 누리는 방법을 추천했다.
향후 저금리 시대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리스크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중수익·중위험 상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김 대표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면서 보수적인 투자성향이 강해지고 수익률 1%에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리스크와 기대수익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은 상품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절대수익추구형 펀드에 자금을 맡기는 것도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향후 유망 업종으로는 중국 소비재 관련주를 꼽았다. 그는 "중국은 투자와 수출이 경제를 이끄는데 투자는 더이상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고 수출은 천수답으로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결국 민간소비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화학·철강·자동차 등 경기 순환업종보다는 식품·유통 소비주나 교육·엔터주와 같은 서비스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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