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유로존 위기가 ‘불황의 장기화(muddling through)’로 나아가고 있다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최고경영자(CEO) 폴 테일러가 지적했다.
6일(현지시간)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금융컨퍼런스(IIF)에 참석한 테일러는 다우존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유럽 정책담당자들이 유로존 위기해결에 시간끌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 금융 위기해결을 위한 도구상자(toolbox)를 갖추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조립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테일러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유로 통화 시스템에 분명한 압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그리스가 어떻게 유로존을 탈퇴하느냐에 따라 그 여파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리스의 오는 17일 선거가 유로존 위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방식'이 유로 붕괴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일러는 이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유로본드 도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유로본드를 통한 신용 지원이 채무 위기를 해결하는 데 근본적 열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본드 발행에 따라 시장이 즉각적인 반응은 보이겠지만 이는 유로존이 갖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로본드와 관계없이 신용 부재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스페인 등 위기국가에서 신속하게 이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의 은행시스템, 스페인의 부실 주택 대출, 그리스의 과도한 채무라는 문제의 표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 국가들이 안고 있는 경제 펀더멘탈에 있다"고 강조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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