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스티븐 브리스토께. 제가 보낸 리포트에 조작장치에 대한 언급을 깜박하고 빠뜨렸어요. 간단한 회로 변경으로 왼쪽 수비수 움직임이 이렇게 달라질 겁니다"
지난해 10월 쉰여섯의 나이로 운명을 달리한 고(故) 스티브 잡스가 청소년 시절에 작성한 메모형식의 편지 5장이 경매 매물로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8일(현지시각) 스티브 잡스가 19세 때 미국의 게임업체 아타리에 보낸 메모형식의 편지를 다음달 15일 소더비 경매에 붙여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예상 낙찰가는 1만5000달러(한화 1800만원). 소더비는 지난해 12월 스티브 잡스의 다른 문서를 160만달러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 편지는 스티브 잡스가 아타리의 게임 총괄 책임자 스티븐 브리스토에게 보낸 것이다.
주요 내용은 1974년 출시된 아케이드 게임 '월드컵 사커(World Cup Soccer)'를 보다 재미있도록 하는 회로설계 변경안이다. 잡스는 게임의 점수 체계와 속도 변경, 패스와 슈팅 방식 등에 대한 전반적인 수정안을 회로도와 함께 제시했다.
특히 메모 하단에 '올 원 팜 디자인(All One Farm Design)'이란 이름이 눈에 띈다. '올원팜'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창업하기 전 몸담았던 오레건주의 히피 공동체이다. 스티브는 이 곳의 이름을 딴 회사를 창업했던 것이다. 보낸 곳 주소는 스티브의 집 차고로 돼있다.
메모에는 불교에 심취했던 잡스가 쓴 '아제아제 바라아제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gate gate paragate parasangate bodhi svahdl)'라는 반야심경 구절도 보인다.
한편 이 편지를 보낸 후 스티브 잡스는 인도로 여행을 떠나게 되며 2년 후 애플을 창업하게 된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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