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제3의 도시' 퀸즈랜드 브리즈번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을 달리면 세계적인 골든비치 서퍼스 파라다이스가 나온다.
무려 42km에 이르는 금빛 모래사장과 온화한 기후로 지구촌에서도 몇 안 되는 최상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늘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몰려와 성시를 이룬다. 필자 역시 도착한 첫날 오전에는 수영과 썬텐을 즐기고, 오후에는 거리를 활보하면서 고층호텔과 쇼핑아케이드, 레스트랑을 구경했다. 저녁에는 바다 특산물과 호주 음식에 맥주를 곁들이는 호사도 누렸다.
골드코스트에는 또 약 50여개의 골프장이 있어 '골프코스트'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매년 2월말에 호주여자마스터스를 개최하는 로열파인골프장이 가장 유명하다. 서퍼스 파라다이스의 아름다운 해변과 힌터랜드의 울창한 열대림을 배경으로 조성된 곳이다.
동코스(파72ㆍ5954m)는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2006년 아마추어 신분의 양희영이 불과 16세의 나이에 우승했기 때문이다. 1번티로 가는 길목에 걸려 있는 캐리 웹 등 역대 우승자의 사진 속에서 양희영의 사진을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마치 녹색의 카펫이 깔려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가 깔끔하다. 홀과 홀 사이 페어웨이를 호수로 양분하기도하고, 대형 벙커를 곳곳에 배치해 난이도를 높였다. 27개 홀은 '흐르는 물'이라는 의미의 아루나(Aroona)와 아름다운 주택지에 인접한 '초록 장소'라는 뜻의 비노위(Binnowee), 그리고 '서풍' 완가라(Wangara) 등 3개의 9개 홀 코스로 구성됐다. 27개 홀 가운데 무려 24 개 홀에 워터해저드가 인접해 공략이 쉽지 않다.
처음에는 무난해 보이지만 플레이를 거듭할수록 난이도가 높은 코스라는 것을 곧 알게 된다. 91개의 크고 작은 샌드벙커와 7개의 그라스벙커가 골퍼들의 잘못친 샷에 대해 곧바로 응징을 시작한다. 파3홀은 물론 파4홀, 파5홀에서도 흰색 벙커가 그린을 철저하게 엄호해 골퍼들에게 큰 부담을 준다. 어찌 보면 벙커 샷이 바로 스코어를 줄이는 화두다.
그린도 마찬가지다. 매 홀마다 언듈레이션이 심해 '2퍼트'로 마무리하기가 만만치 않다. 드라이브 샷과 그린 정중앙을 겨냥한 정확한 아이언 샷이 조합돼야만 파를 잡아낼 수 있다. 최첨단 GPS를 장착한 카트가 있어 캐디 없이도 홀의 모양과 정확한 거리 측정이 가능해 아주 편리하다. 힌터랜드산이 보이는 웨스트코스와 골드코스트의 스카이라인이 보이는 이스트코스를 선택해 라운드하면 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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