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농구 국가대표 출신 금융감독원 간부가 저축은행에서 수 억원을 대출받은 뒤 해외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 금감원 대구지원 부지원장 오 모씨는 올해 초 대구지역 한 저축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한 뒤 원금 및 이자를 갚지 않다가 출국, 말레이시아에서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 씨는 지난해 2월 부산지원에 근무할 당시에도 퇴출된 부산저축은행에서 수천만원을 대출받아 연체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지난 2월 대출 사실을 파악한 뒤 인사위원회를 열어 무기한 정직처분을 내린 상태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사회봉사 활동 명목으로 동남아 지역에 체류 중인 상태로 현재 당국 측과 이메일을 주고 받는 등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직 처분을 받은 뒤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당국이 면직이 아닌 정직처분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벌로 오 씨가 퇴직금을 챙겨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오 씨는 한국은행 소속이었던 지난 1983년 농구대잔치에서는 득점왕을 수상하고, 베스트5에 선정되는 등 운동선수로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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