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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쓸 곳 안 쓰고 안 쓸 곳에 평펑 쓰는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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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진행 중인 아쿠아월드 인수에 140억원 예산 마련, 근대문화재 산업은행 건물은 “나몰라라”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전시가 혈세를 쓸 곳에 안 쓰고 안 쓸 곳에 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영난으로 문 닫은 대전 아쿠아월드 인수에 140억원이 넘는 예산을 쓰겠다며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하면서도 공매가 진행 중인 등록문화재 19호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매입은 생각조차 안 하고 있다.

대전시는 염홍철 시장이 나서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아쿠아월드 인수를 결정했다.


염 시장은 지난 달 18일 정례기자회견에서 “경매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최악의 사태를 방치하지는 않겠다”며 “경매가 막판까지 온 상황에서 제2의 아쿠아월드사태가 우려되는 만큼 시가 개입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혈세’, 쓸 곳 안 쓰고 안 쓸 곳에 평펑 쓰는 대전 지난 2010년 12월에 개장한 대전아쿠아월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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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이를 위해 올해 제1회 대전시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에 아쿠아월드 인수·운영과 관련, 142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대전시의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대전시의회는 22일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아쿠아월드 인수 예산 건에 대한 논의를 갖고 통과될 경우 예결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6월1일 본회의에서 최종처리될 예정이다. 대전시는 대전도시공사가 경매로 인수에 참여하면 인수비용에 대해 출자형태로 지원할 방침이다. 아쿠아월드 경매입찰 참여시기는 오는 6월25일 4차 경매다.


아쿠아월드감정가는 213억원이며 4차 경매가는 74억원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아쿠아월드 인수운영 예산에 경매입찰가격과 리모델링 비용, 채권 승계 등이 들어갔으며 원도심 보문산권에 대한 사회경제적 가치와 지역개발에 대한 시정의 연속성 등을 감안, 인수 뒤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아쿠아월드가 대전시의 인수로 장밋빛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 건물은 주인을 찾지 못해 공매에서 유찰을 거듭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은 대전역에서 충남도청에 이르는 중앙로에 있으며 면적은 1291㎡이다. 1937년 일제가 조선식산은행 대전지점으로 지었으며 1954~1997년 산업은행 대전지점으로 쓰였다. 산업은행이 1997년 서구 둔산동으로 옮기면서 대전우체국으로 쓰이다가 지금은 안경원으로 임대운영되고 있다.


‘혈세’, 쓸 곳 안 쓰고 안 쓸 곳에 평펑 쓰는 대전 공매가 진행 중인 근대문화재 19호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1937년 일제가 조선식산은행 대전지점으로 신축했으며 일제강점기 관청건물의 보편적인 형태로 르네상스풍의 견고·근엄한 분위기다.



건물은 앞쪽이 일제강점기 관청건물의 보편적 형태로 르네상스풍의 견고·근엄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몇 개월 전부터 자산관리공사가 감정평가액 약 69억에 공개입찰을 시작, 몇 차례의 유찰을 거듭하다가 지난 9일 최저입찰가 약 55억원에 다시 유찰됐다. 앞으로 2주 간격으로 일반경쟁방식의 입찰이 계속돼 다음 달 20일까지 약 34억원에 최저입찰가 일반경쟁이 이뤄진다.


대전문화연대 등 문화단체는 “민간매각이 이뤄지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의 심각한 훼손이 우려 된다”며 대전시가 이를 사들일 것을 주장했다. 시의 대답은 “안 된다”였다.


대전시는 재정부족과 근대문화재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들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경제사박물관 활용 등 원칙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면서도 “등록문화재 특성상 민간이 이 건물을 산다고 해도 시민단체 우려처럼 건물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대전시는 또 “다른 20건의 근대건축물에 같은 상황이 되면 사야하는 문제가 생겨 형평성 차원도 고려됐다”고 매입불가입장을 밝혔다.


대전은 서울, 대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등록문화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년 간의 예산집행을 비교해보면 인천 150억원, 대구 50억원이 집행됐고 군산은 2009~2019년 약 240억원이 들어간다. 대전은 4억원 이내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전시의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전시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대전문화연대, 대전문화역사진흥회, 한밭문화마당 등 지역문화단체들은 21일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건물을 대전시가 사들여 대전근대역사관으로 쓸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발표했으나 대전시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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