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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銀 신용등급, 글로벌IB 제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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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행 줄줄이 신용강등
무디스, 골드만삭스 등 점검
17곳 중 A1 단 한곳 예상
중장기 자금조달 쉬워질 듯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글로벌 선두 투자은행(IB)을 앞설 전망이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올 하반기께 미국·유럽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국내 은행들의 안정성에 세계 투자가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최근 유럽은행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으로 그리스·스페인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이슈가 부각되면서 국내증시 전체가 흔들리고 있지만,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이 수월해 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말까지 114개 유럽은행들 및 골드만삭스 등 17개 글로벌 선두 금융기관들에 대한 재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17일(현지시간) 무디스는 방코 산탄데르 등 16개 스페인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1∼3단계씩 내렸고 앞서 14일에는 이탈리아 26개 은행 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시장에서는 무디스가 세계 주요 17개 은행의 등급하향을 단행할 경우 이들의 신용등급은 최대 Baa2선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8개 은행의 신용등급은 현재 A1이다. 시장 예상대로 조정이 이뤄지면 A1 수준에 머무는 세계 주요은행은 HSBC 뿐이다.


글로벌 은행들의 등급 강등은 이들과 동조화 경향이 강한 국내 은행업종의 주가뿐만 아니라 최근 유로존 불확실성에 연일 하락하고 있는 국내증시에도 악재로 작용 중이다. 그러나 이미 지난 2월부터 예고된 등급하향인 데다 현재 해당 금융기관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 이미 Baa급으로 낮아져 있어 앞으로 이어질 등급하향 이슈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오히려 글로벌 금융기관의 부진은 한국 은행들이 국제금융 업무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현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계속되는 등급하락으로 국내 은행의 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면 이들은 해외자금 조달 등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작용이 가능하다. 다만 CDS 프리미엄의 상대성 등을 고려했을 때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남현 유진투자선물 애널리스트는 "미국·유럽지역 세계적 IB들의 신용등급 조정으로 국내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역전돼 더 높아졌을 경우 국내 은행들이 해외채 발행에서 금리가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로 인해 글로벌 IB의 CDS 프리미엄이 국내은행들보다 높아질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16일 세계증시 급락 속에서도 국채금리가 오히려 소폭 하락한 것은 채권시장의 안정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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