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민 미니피 대표…측정기에 연결하면 3초마다 정보 자동제공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연간 대기전력으로 5000억원이 빠져나갑니다. 저희 제품으로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어릴 적부터 습관화되면 5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21일 만난 윤정민(29) 미니피 대표는 "가전제품 플러그만 꽂혀있어도 빠져나가는 대기전력에 대해 막상 대부분의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니피는 실시간으로 가전제품의 전기 사용량을 측정해주는 대기전력측정기다. 예를 들어 멀티탭에 연결한 미니피에 어댑터를 꽂으면 곧바로 '4와트(대기전력), 770원(한 달 전기요금), 1261g(한 달 이산화탄소 발생량)'라는 수치가 3초 마다 자동 전환된다.
윤 대표가 창업에 뛰어든 건 2009년이다. 실내디자인을 전공한 후 인테리어 회사에서 근무를 하던 중이었다. 그를 창업의 길로 이끈 건 '문자 발송비용 20원이 쌀까,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무료 문자를 보내는 게 살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자금이라는 벽에 막혀 생각에만 그쳤다. 그러다 중소기업청의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이게 운명이다'라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중기청에서 5000만원의 지원금 뿐만 아니라 시제품 제작부터 리서치, 전문가 코칭까지 해줘 첫 출발이 순조로웠죠."
제품 제작 걱정을 덜게 되자 윤 대표는 각종 정부 사업을 활용했다. 서울특별시에서 진행하는 창업스쿨과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 중소기업 디자인 개발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받은 각종 지원금을 추산해보니 1억원 정도 된다고 한다. 그가 "정부에서 받은 1억원의 지원금을 5000억원으로 보답한다"고 하는 이유다. 단순히 수익을 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에너지 절약에 보탬에 되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것.
수익도 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미니피를 출시한 이래 이달까지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매출 1~2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학교와 기업, 관공서를 주 타깃으로 홍보 중"이라면서 "지금까지 전자부품연구원과 무주, 임실군청과 계약을 체결했고 각종 대기업과 지자체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예비창업자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준비를 완벽히 한 후 정부 지원 사업이나 전문가의 검토를 거친 다음 창업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며 "난관에 부딪쳤을 땐 두려워말고 멘토를 만나 조언을 듣는 등 열정적으로 노력하면 창업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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