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현재 2%인 유럽 8000여 개 은행의 핵심자본 비율이 바젤Ⅲ에 규정된 대로 내년 1월부터 7%로 일괄적으로 높아진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27개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정례 회의를 열어 유럽 은행들의 핵심자본과 유동성 자산 확대 의무화 방안에 대한 협상을 타결했다.
이번 방안에 대해 당초 독일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는 핵심자본 비율을 EU 차원에서 일괄 규제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영국 등 일부 국가는 회원국 자율에 맡기자고 맞서 지난 3일 특별 재무장관회의에서 부터 협상이 교착돼왔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영국이 기존의 입장에서 후퇴, 유럽금융감독원(EFA) 심사를 전제로 한 자율권 행사 방식의 중재안을 받아들이며 전격적으로 타결이 이뤄졌다.
스페인이 위기에 빠진 은행 방키아를 국유화하고 전날 무디스가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하는 등 유로존 금융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EU 차원의 단일안 마련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며 합의가 이뤄졌다는 평이다.
영국이 EU 회원국 25개국이 서명한 EU의 신재정협약에 불참한데 이어 은행 자본 확충안 협상마저 거부할 경우 정치적 부담도 의식했다는 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영국은 자국 중앙은행의 존 비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위원회는 영국은행 가운데 HSBC, 바클레이, 로이드 등 5개 대형 금융기관에 대해 바젤 협약 Ⅲ이 요구한 7% 보다 더 높은 10%의 핵심 자본을 확보, 안전성을 강화하도록 하는 자체안을 마련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제기구인 '바젤 금융감독위'는 금융위기에 대처할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은행들의 핵심자본 비중을 높이도록 하는 바젤협약 Ⅲ를 제정했다.
바젤 Ⅲ에 따라 은행들은 현재 2%인 핵심자본 비율을 내년부터 7%로 높여야 하며 각국은 이를 뒷받침하는 법규를 제정, 시행해야 한다.
핵심자본 비율이 높아지면 투기세력의 공격을 비롯한 금융위기, 부동산값 폭락, 경기침체 등의 충격을 은행이 흡수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혈세로 구제금융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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