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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기업들 무형자산 "그까짓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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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산권·운영권…그게 뭐야?

삼성·기아차 빼고는 소홀…현대차, 있던 항목도 없애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지식 기반 경제 체제에서 막대한 가치를 창조하는 무형 자산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0대 기업 중 대부분이 무형 자산을 세분화해 재무제표에 계상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계상하더라도 개발비 정도만 반영하는 형식적 수준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변리사업계 등 전문가들은 상당수 기업이 무형 자산 재평가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해당 항목의 갱신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기업 스스로 내재적 가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재계에 따르면 상위 3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 중 지난 3월 말~4월 초 내놓은 사업보고서의 무형 자산 항목을 세분화해 제시한 곳은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등 2개사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무형 자산 항목은 산업재산권, 개발비, 영업권, 운영권, 기타무형자산 등으로 나뉜다.

조선업종 1위 현대중공업과 철강업종 1위 포스코조차 무형 자산 항목을 세분화하지 않았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계 1위 현대자동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산업재산권, 개발비, 기타무형자산 등을 세분화해 계상했으나 올해는 무형 자산 항목 계정 하나로만 제시했다.


지난 2010년부터 도입된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무형 자산은 기존 취득원가주의에서 공정가치로 평가된다. 종전 회계기준보다 무형 자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 전반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매년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수많은 특허가 등록되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정작 비용 측면으로만 접근하고 있을 뿐 여전히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무형 자산 항목 중 개발비는 들어가는 비용만큼 회계장부에 계상하면 되지만 특허, 상표, 저작권 등 산업재산권은 정량적 평가가 어렵고 추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B 특허법인의 한 변리사는 “기업이 대부분 산업재산권에 대한 평가를 비용으로만 생각하고 있어 본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 기업은 산업재산권 평가와 관련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G가 2005년 장부가치가 28억달러에 불과한 질레트를 무형 자산의 가치를 반영해 570억달러에 인수한 사례는 외국 기업이 무형 자산을 얼마만큼 비중 있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상위 30대 기업 이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영업 활동과 신규 투자를 하는 한 기업의 무형 자산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초 계상 이후 감가상각만 진행하고 있는 곳이 태반이다. 무형 자산 항목에 산업재산권을 꾸준히 병기하고 있는 르노삼성의 경우 2010회계연도 기준 산업재산권의 가치가 2억1265만원이었으나 1년 만인 2011년에는 9087만원으로 줄었다.


또 다른 L 특허법인의 대표 변리사는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돼 우량 기업의 경우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지만 이를 제대로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그만큼 무형 자산에 대한 한국 기업의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임철영 기자 cyl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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