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럽이 경제위기로 흔들리는 사이 유럽의 스포츠계에서도 '오일머니'의 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N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마지막 경기에서 종료 3분을 남겨 놓고 대 역전 우승한 맨체스터 시티의 사례를 중동 오일머니의 힘으로 평가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맨체스터 시티가 최종전에서 추가시간에 역전하며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골득실차로 제치고 우승하는 순간 영국 뿐 아니라 멀리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의 까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축구팬들도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아부다비에서 영국 프리미어리그가 인기를 끈 것은 오랜 일이 아니다. 맨시티를 아부다비의 석유재벌 셰이크 만수르 왕자가 2008년에 2억1000만 파운드에 인수한 후 부터다.
CNN은 이번 맨시티의 승리가 스포츠 분야에서 중동의 머니 파워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만수르 왕자는 카를로스 테베즈와 같은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6억달러 이상을 과감히 풀었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경쟁자들과의 선수 스카우트 경쟁에서 기선을 제압했고 대규모 투자는 4년만에 결실을 맺었었다.
맨시티 구단과 만수르 왕자만 웃은 것이 아니다. 맨시티가 우승한 경기장은 아부다비의 항공사인 에티하드의 이름을 딴 에티하드 경기장이였고 선수들의 유니폼에도 에티하드 항공사의 로고가 박혀있다.
에티하드는 경기장 이름을 확보하는데 6억달러를 투자했지만 그 효과는 투자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다는 평이다.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 피터 바움가트너는 "우승 순간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전해진 선전효과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오일머니의 유럽 스포츠계 공략은 맨시티에 그치지 않는다. 아직 큰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이곳 저곳에서 오일머니의 공략이 이어지고 있다,
로얄 에미레이츠 그룹은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의 클럽 게타페를 지난해 9000만 유로에 인수했다. 역시 스페인 리그의 클럽 말라가도 카타르의 와족인 나사르 알 타니가 지난 2010년 새로운 주인이 됐다.
카타르는 아예 국가가 나섰다. 카타르 투자청은 지난해 프랑스의 유명 축구 클럽인 파리 셍제르망(PSG)의 지분 70%를 8500만유로에 인수한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화제가 됐다. 이적 시장에서 맨시티보다도 큰손이 됐을 정도로 많은 돈을 들여 선수와 코치진을 영입했다.
아랍의 방송 알자지라도 프랑스 리그 중계권과 2012년 챔피언스 리그 중계권을 확보한데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드 중계권도 노리고 있다. 에미레이츠 항공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날과 경기장 및 유니폼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CNN의 전망이다. 오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남은 10년간 유럽 축구계에 오일머니의 모래 폭풍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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