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스페인 등의 국가로 위기가 파급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유럽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비해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를 기록중이다. 핌코의 루크 스파직 시니어 펀드 매니저는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라며 "그리스가 통제불능에 빠져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를 대비해 시장이 대비에 나서고 있다"고 평했다.
유로존의 그리스 탈퇴 가능성은 그간 각국 정상들이 언급을 꺼려 온 재앙 수준의 사건이다. 그러나 그리스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다면 구제금융과 긴축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정당이 재선거를 통해 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은 한시적 구제금융기구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를 대신할 항구적 기관인 유로안정화기구(ESM)설립에 합의하고 5000억 유로 규모의 기금을 조성키로 했으나 시장에서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덩치가 큰 국가를 부활시키기에는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경우 강력한 재정긴축안을 내놓는 한편 자국 은행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경기 수축과 은행 부실 청산을 위한 필요 자금 조달이 새로운 걱정거리로 부상했다. 스페인은 은행 부실 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300억 유로를 적립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장은 냉담하다. 런던의 에스피리토 산토 투자은행은 스페인이 은행 부실을 해소하려면 1000억유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결국 EU의 구제금융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루이스 드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현재 시장이 요동치는 이유는 스페인 내 은행 부실 청산 문제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의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현재 필요한 것은 유로존의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장 피에르 주이에 증권 감독관은 "위기가 전염될 위험이 있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연쇄적 파급효과가 일어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감이 유로존 전체를 뒤흔들면서 유럽 은행들의 주가는 전월 대비 4% 이상 빠졌고 유로화 역시 달러 대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