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3.62% 내리며 지난해 9월 셋째 주 이후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지표 부진, 프랑스 대선에서 올랑드 후보 당선에 따른 파장 우려, 그리스의 연립정부 구성 난항 등에 지수는 1910선까지 밀렸다.
14일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는 지난주의 충격이 다소 진정되는 주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 실패해 2차 총선 실시가 불가피해지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더욱 커졌다는 사실은 부담 요인이나, 상황의 악화는 글로벌 공조와 정책 집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문제는 갈등의 표출과 봉합이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4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특별회의와 17일 독일·프랑스 정상회담 등 정책 이벤트에 대한 기대가 반등 시도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27%(34.44포인트) 하락한 1만2820.60, S&P500은 0.34%(4.60포인트) 내린 1353.39, 나스닥은 0.01%(0.18포인트) 오른 2933.82를 기록했다. JP모건 투자 손실로 약세를 보이다 장 중 지표 개선으로 낙폭을 축소하는 등 혼조세를 나타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0.2% 하락해 4개월 만에 첫 하락세를 나타냈고, 5월 미시건대 소비심리평가지수는 77.8로 최근 4년간 최고치를 보였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유럽 위기와 미국 경기모멘텀 둔화 여파로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로 신흥아시아 6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가 2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위험 수준인 6%대에 육박했고 그리스의 연정 구성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도 고조됐다. 유럽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월 이후 최고 수준인 158베이스포인트(bp)까지 상승했다. 지난 주 중국에서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럽에 대한 위기감은 상당히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오는 15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회동을 갖고 그리스 총선 결과 영향과 구제금융 자금 집행 문제 등을 협의할 할 계획이다. 23일 열릴 EU 특별정상회담에서는 성장과 고용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최근 재차 고조되고 있는 유럽 위기 완화를 위한 정책 발표와 변화 기대감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밸류에이션 매력과 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1900선 부근의 지수 레벨에서는 예전보다 강한 지지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많은 이벤트와 변수들이 남아있는 만큼, 지지력 테스트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도 주가의 출렁거림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5월 유로존 특별정상회담과 6월 G20정상회담, 유로존 정례정상회담 등을 통해 해결책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정치적인 이벤트들이 시장을 흔들고 있기 때문에 자신있는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분간은 예상만큼이나 흐름을 체크하고 시장 흐름에 빠르게 대응해 나가는 전략 역시 중요한 시점이 되겠다.
추세적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당분간은 저점을 확인하며 대응하는 보수적 스탠스의 전략이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업종 선택에 있어서는 실적 모멘텀이 뛰어난 IT 소재·장비주 및 자동차 부품주,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낙폭 과대
중형주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지난주 코스피는 3.62% 하락하며 주간 종가 기준 2월 이후 최저가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하락 과정에서 지지선으로 예상됐던 120일 이동평균선(MA)인 1945를 이탈했을 뿐만 아니라 수급선인 60MA가 하락 전환되며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는 1910 내외를 지지선으로 20일선이 위치한 1970 수준까지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1910 내외는 단기 쇼크의 지지선 역할을 해왔던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해있다는 점, 연말 연초랠리의 50% 되돌림 지수라는 점, 지난 1월 상승 과정에서 발생한 갭이 위치한 지수라는 점에서 지지선으로서의 신뢰도가 높다는 판단이다.
코스피가 반등을 시도하더라도 저점을 형성하기 위한 첫 번째 시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MA와 60MA의 방향성이 아래쪽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스피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유가 가격 메리트가 부각에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낙폭과대주에 대한 접근은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력팀장=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고민은 커졌다. 변동성 진정을 위한 시간은 필요하지만 지금부터는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올해 주식시장은 위험(Risk), 재팽창(Reflation), 회복(Recovery)의 순환 구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완전한 회복구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글로벌 경제는 자생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책 주도 시장에 의지 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지만 상응하는 대응책이 제시될 예정이며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
가격상으로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은 8.9배로 10년 평균 PER 대비 시장 할인율은 5.8% 발생했다. 물론 아직 가격 메리트가 크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2차 양적완화(QE2) 시기에도 PER의 하단은 8.6배~8.8배 정도였고 이 구간에서는 정책 모멘텀이 발동하며 반등했다.
비중축소보다 유지 혹은 저가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 단 펀더멘털이 작용하는 업종은 IT, 자동차로 국한되기 때문에 이들 업종에 대한 우선적인 관심을 둬야 한다. 코스피 1930선 이하에서는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을 권한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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