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전날 코스피는 이틀째 하락 마감하면서 3개월여 만에 1950선을 밑돌았다. 해외발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 옵션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출회 등에 약세를 보였다.
11일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1900 전후에서는 지지선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며 단기반등 기대를 가져볼 만한 구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추세적 하락을 우려할 시기는 아니므로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낙폭 과대 중형주와 실적 모멘텀이 뛰어난 전기전자(IT) 소재·장비, 자동차 부품주 등에 관심을 가져보라는 조언이다.
간밤 뉴욕 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16%, S&P500은 0.25% 올랐고 나스닥은 0.04% 내렸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가 예상치를 밑도는 등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띠며 분위기를 풀었다. 그러나 그리스 잡음은 여전했다. 제1당과 2당 모두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가운데 제3당인 사회당이 마지막 연립 정부 구성을 시도하고 있지만 2차 총선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대외악재 부각으로 코스피의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스는 연정구성이 난항을 지속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스페인의 은행권 부실에 따른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주가 반등 모멘텀이 여전히 부족하지만 강화된 글로벌 금융 안전망과 국내 자금의 저가매수세, 미국·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 유럽연합(EU) 정상들의 발빠른 대응 등을 고려할 때 대형 위기의 재발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코스피 1900 전후에서는 지지선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닥을 확인하고 대응하는 보수적 스탠스가 필요하지만, 증시의 추세적 하락을 우려할 시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낙폭 과대 중형주와 실적 모멘텀이 뛰어난 IT 소재·장비 및 자동차 부품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불안 사항들을 늘어놓고 보면 시장 참여자들의 자신감은 약화된다. 그러나 불안 요인 이면에서 형성되는 변화 가능성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여전히 능동적인 장세 대응 시각이 근간이다.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했던 재정 협약의 결속력 약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양국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균열이 아닌 소통에 기반한 조율을 기대하게 만든다. 독일은 정치적 입김을 유지하기 위해 우군을 찾아야 하며, 막대한 재정지출을 야기할 수 있는 국가 신용도 하강 우려는 신임 프랑스 대통령에게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든다.
불확실성의 범주가 경제적인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에 대비해야하나 시장 분위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제반 환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관망 심리보다는 '그래도 결과가 나왔다'는 확인 심리가 조금씩 고조될 수 있음에 주목한다.
능동적인 장세 대응이 근간이다.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완성차 업체의 경우 옵션 만기일 이후 가벼워진 수급 구도가 기대된다. 전방산업의 공고한 이익 모멘텀을 감안할 때 아몰레드(AMOLED) 및 신차 관련 부품주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유지한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추세적 상승을 논하긴 이르지만 단기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재 시장의 포커스가 그리스의 정치 상황과 같이 표면적인 불안요인들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라는 점,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추세적인 상승을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유로존과 관련된 부담이 극단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독일의 태도변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지수의 하단을 크게 무너뜨릴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보고 있다.
한편 단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적인 반등 가능성은 충분히 기대해 볼만한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 심리와 관련해 자주 보는 지표 중 하나인 'AAII Bull-Bear' 인덱스의 스프레드가 바닥권까지 내려와 있는 상황이다. 경험적으로 해당 지표의 바닥권에서는 무척 높은 확률로 지수반등 시도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전날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6.7만 건을 기록, 지난 주(36.8만 건)와 컨센서스(36.9만 건)에 비해 감소하며 지난 주 고용 지표의 충격 여파를 경감시켜줬다. 중국의 전년동기대비 수입 증가율 역시 0.3%에 그치면서 중국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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