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13일에도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반목과 질시가 계속되고 있다. 전날 중앙위원회가 폭력으로 중단되고 이날 비당권파가 전자투표로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히자 당권파가 다시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비당권파는 사과부터 했다. 통합진보당 심상정 중앙위 의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어제 중앙위가 폭력으로 중단된데 대해 중앙위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심 의장은 "그러나 저는 어제 드러난 일그러진 모습이 통합진보당 모습의 일부라는 것을 변명하지 않겠다"며 "오랜 진보정치의 낡은 관습과 유산으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심 의장은 이어 "부끄럽다고 해서 저의 치부를 감추지 않겠다. 버겁다고 해서 샛길을 찾지 않겠다"면서 "그 모든 고통을 그 어떤 고통도 어떤 어려움도 감내하면서 저희 진보정당 내부에 낡고 어두운 관습과 유산들을 과감하게 혁신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심 의장은 이어 "어떤 정파, 개인의 책임 이전에 저와 당이 함께 책임지고 중단없는 쇄신으로 거듭나야 할 과제"라며 "어떤 고통, 어려움도 감내하며 진보 정당 내부의 낡은 관습과 유산들을 과감하게 혁신해 국민 신뢰를 다시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중앙위 이후 대표직 사의를 밝힌 그는 "중앙위는 정회상태이므로 아직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라며 "저를 포함한 의장단은 중앙위 안건을 마무리할 때까지 책임있게 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장은 "오늘 오후 2시부터 중앙위 속개와 관련된 중앙위 및 당원 의견을 청취하는 인터넷 생중계 토론회를 개최했다"며 "오후 8시부터 내일 오전 10시까지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비대위 구성안 등) 남아있는 안건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 부의장은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은 어느 당에서 그런 일을 했든 간에 국민 앞에서는 모두다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한 일이기 때문에 공동대표로서 부의장으로서 국민 앞에 나서기가 부끄럽다"면서 "이 시각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일들을 살펴볼 때 통합진보당에게 국민의 용서를 받고 다시 일어서서 기대와 이해를 받을 기회가 과연 더 있을까하는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유 부의장은 "조준호 부의장은 어제 일로 병원에 입원중이고 목과 허리가 온전치 않아서 정밀진단을 받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당권파인 장원섭 사무총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토론회는 중앙당 시스템을 사용했으나 사무총국에 공식 통보ㆍ협조 요청 없이 진행된 사적행위"라며 "전직 대표는 평당원으로 돌아갔으므로 당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점유할 지도집행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중앙위를 전자회의로 대체하는 등의 모든 유사행위는 정당성이 없으며가담자는 당규에 따라 엄격히 처리할 것"이라며 "중앙당 집행위 결정을 거쳐 중앙위전자회의를 당 시스템이 아닌 카페 등을 이용할 경우 그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시민 중앙위 부의장은 "이정희 전 대표와 함께 퇴진했어야 할 사무총장이 중앙위 의장단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가 당대표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당헌을 파기한 것으로, 당기위원회에 제소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