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 5.7%로 전년比 2%P 급감..62개사 중 10개사 적자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해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전체 순이익이 전년대비 19% 이상 급감했고, 13개 주요증권사(자기자본 8000억원 이상) 중 순이익이 전년보다 늘어난 곳은 4개사 뿐이었다. 전체 62개 증권사 중 10개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9일 금융감독원은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 2012년 3월) 증권사 잠정 영업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2조2655억원으로 전년(2조8037억원)대비 5382억원(19.2%)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7.7%에서 5.7%로 2%포인트(P)나 하락했다. 이로 인해 2009 회계연도 8.8%를 기록했던 ROE는 2년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사들의 순이익 급감은 주식(투자) 관련 손실과 수수료수입 감소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의 펀드판매수수료, 인수·주선수수료 등이 줄어들면서 전체 수수료 수익이 2839억원 감소했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이유로 주식관련손익 부분에서 손실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2010회계연도에 7421억원의 수익을 올렸던 주식관련손익 부분에서 지난해 28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2분기(7~9월) 급락장에서 무려 7835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반면 채권관련손익으로 전년대비 8127억원 늘어난 4조4781억원을 벌어들였고, 2010 회계연도에 900억원 가까운 손실을 보게 만들었던 주가연계증권(ELS) 및 파생상품을 통해 1189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증권사별로는 전년대비 22% 늘어난 2200억원의 순익을 거둔 한국투자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우증권이 두번째로 많은 1727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우리투자증권이 168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현대증권(1465억원), 삼성증권(1347억원), 키움증권(1217억원), 미래에셋증권(1197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올렸다.
적자를 기록한 곳은 62개사 중 국내사 6곳, 외국계 2곳, 외국사지점 2곳 등 10개사였다. IBK투자증권이 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가장 부진했으며, SK증권이 63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국내 증권사 중 애플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구 푸르덴셜), 코리아RB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이 적자를 시현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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