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야후의 패티 하트 이사가 최고경영자(CEO)의 학력을 포함한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하트 이사가 CEO로 재직중인 카지노 게임 제조업체 '인터내셔널 게임 테크놀로지'(IGT) 이사회 역시 하트 CEO가 야후의 이사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트 이사가 스콧 톰슨 CEO를 뽑을 때 검증을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야후 이사회가 조사할 예정"이라며 그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면 사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하트 이사는 지난 해 9월 캐롤 바츠 전 야후 CEO가 사퇴한 뒤 후임을 물색하는 일을 맡았다. 하트 이사가 추천한 톰슨 CEO는 올해 1월 취임했다.
앞서 야후의 지분 5.8%를 보유한 대주주인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지난 3일 야후 이사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톰슨의 학력 프로필이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톰슨이 스톤힐대학에서 회계와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고 밝혔지만 스톤힐대학에 컴퓨터과학과가 생긴 것은 톰슨이 졸업한 뒤 4년이 지나서이며 톰슨이 회계학만 전공했다는 주장이다. 톰슨은 이베이의 온라인 결제 부문 페이팔 대표 당시인 10년 전부터 프로필을 허위 게재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졌다.
서드포인트는 하트 이사에 대해서도 각종 회사 자료에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마케팅과 경제학 학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돼있으나 그가 받은 학위는 경영학 학사 학위 뿐이라며 학력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야후 이사회는 이날 WSJ와 인터뷰에서 "3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와 로펌 7곳에 의뢰해 이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도록 했다"며 "독립적이고 신속하게 조사해 주주들에게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트 이사의 거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트 이사는 오는 여름으로 예정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요청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하트 이사가 CEO로 재직중인 IGT 이사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하트 CEO가 야후의 이사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IGT의 필립 사트레 이사회 회장은 "IGT는 하트 CEO에게 야후 이사회 재신임을 요청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면서 "하트 CEO가 야후 이사진으로 활동하면서 IGT책무에 방해가 되는지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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