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은 8일 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이정희 공동대표의 공청회 개최 요구와 이석기 당선자의 '사퇴 여부 당원 총투표' 제안에 대해 사실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참여당 출신으로 비당권파인 천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정희 대표가 제안한 공청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정희 대표가 8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 조사 보고서를 검증하는 공청회 개최를 요구한 데 대해 "한두가지 미흡한 점이 있어도 총체적인 부실이 있고 상당한 부정의 증거들이 발견됐다는 건 흔들리지 않는 사실"이라며 "특정인을 고소한 게 아닌데 무고라고 말하는 건 조사결과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공동대표의 공청회 제안에 대해 "지난 전국운영위원회 회의가 18시간 동안 진행됐다"며 "공청회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회의적이다"라고 밝혔다.
전날 당권파의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제안한 당원총투표에 대해서도 "선거 관리 시스템 자체가 부실하고 얼마든지 부정이 방조될 수 있는 상태에서 투표를 실시할 수 있냐는 문제가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천 대변인은 "당원 총투표로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것은 최후의 방법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문제제기 된 것 선거를 관리하는 시스템 자체의 부실인데 이런 부분에 대한 심각한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안에 대해 "지금 당선된 사람들 중에 소위 당권파 분들이 많다. 그분들만 그만두라고 하고 비당권파가 국회의원이 되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그래서) 지금 당선되지 않고 대기상태에 있는 후순위자들도 동시에 사퇴하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 전체의 정당성이 무너졌기 때문에 비례대표 후보들이 과감한 정치적 결단을 통해 국민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거듭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천 대변인은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인한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의 갈등은) 어느 한 정파는 살고 어느 한 정파는 죽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느냐, 같이 죽느냐의 문제"라며 "당을 쪼개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야권 연대에 나서거나 대선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질 것이다"며 "중요한 것은 당의 근본적인 쇄신과 혁신이다"고 강조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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